- 자치위원 등 경남 174·울산 46명
- 선거후 복직 … 중립성 훼손 지적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울산지역의 행정 최일선에서 일하는 통·반장 등이 출마 후보들을 돕기 위해 줄줄이 사퇴하는 구태가 재현되고 있다. 이들은 평소 지자체와 주민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선거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상 공직 및 준공직자가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거일로부터 90일 전에 사직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남도에서는 통장과 자치위원 등 174명이, 울산에서는 45명이 지난 6일 자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울산 동구의 한 동에서는 자치위원 21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9명이 사퇴했다. 이 때문에 이 동의 주민자치센터는 주요 정책 결정을 위한 자치위원회의 때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회의를 개최할 수 없게 되자 긴급히 공개모집에 나서 3명을 뒤늦게 충원했다.
이 같은 촌극은 이번뿐 아니라 매번 각종 선거 때마다 관행처럼 되풀이 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에도 울산에서만 72명의 통·반장과 자치위원이 사직서를 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업무의 특성상 주민과의 접촉이 많아 출마 후보들로부터 집중적인 구애를 받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 사정에 밝은 데다 유권자들과의 넓은 면식과 두터운 친분을 형성하고 있어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의 처지에서는 선거 운동원으로 더할 나위 없는 자격을 갖춘 이들을 무시할 수가 없다.
또 통(리)·반이란 행정 최일선 조직을 담당하면서 주민 여론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런 점에서 통·반장들이 선거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허술한 제도로 인해 이들의 선택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지자체 조례에는 사퇴를 하더라도 자치위원의 경우에는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통·반장은 6개월만 지나면 복직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선거 이후에 돌아갈 자리가 보장돼 있으니 규제할 방법도 없는 셈이다.
울산 중구의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주민과 자치센터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이들이 선거 때만 되면 줄사퇴를 해 대민업무가 한시적으로 마비상태에 빠진다"며 "공명정대한 선거를 위해 이 같은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치위원 등 경남 174·울산 46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