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의 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직원들이 학생들에게 배식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경남도 예산난 이유 분담률 축소
- 도교육청도 부족 재원 마련 못해
- 洞지역 중학생까지 확대 못지켜
- 애꿎은 학생들만 우롱당한 셈

- 학부모·시민단체 등 거센 반발
- "누가 당선돼도 약속은 이행해야"
- 서명운동·정책토론 적극 전개
- 거부 후보 반대운동 펼치기로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경남도내 학부모들의 관심이 다시 무상급식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 당시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의 합의로 시작된 무상급식 확대 일정의 지속 추진 여부가 이번 선거전의 '시한폭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교육정책은 백년대계인만큼 이번 선거에서 누가 도지사나 교육감이 되든 한번 정해진 원칙을 지켜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당초 계획으로는 올해부터 동(洞)지역 중학생들도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나 홍준표 지사의 지시에 따라 경남도(시·군포함)가 분담률을 축소,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이로 인해 동지역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매달 4만~5만 원씩의 급식비를 내야 한다. 학부모들은 "도지사와 교육감이 약속을 파기하는 바람에 연간 50만 원가량의 급식비를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도지사가 바뀌었다고 약속된 무상급식 추진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학부모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무상급식 확대 발목잡은 예산난

2010년 경남도와 도교육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도교육청과 도, 시·군이 각각 3-3-4의 비율로 예산을 분담해 의무교육을 받는 중학교까지 연차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그러나 무상급식은 시행 첫년도인 2011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경남도의회는 2010년 12월 열린 의회에서 경남도가 상정한 2011년도 무상급식 예산 235억 원 중 절반인 118억 원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경남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고려,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배정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도비를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예산을 깎은 뒤 117억 원만 승인했다. 이 때문에 당초 18개 시·군 읍면 초·중·고까지 실시하려던 무상급식은 초·중학교에만 이뤄졌다.

다행히 2012년과 2013년에는 당초 계획대로 무상급식이 진행됐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경남도가 재정부족을 이유로 도(시·군포함)와 도교육청의 급식비 분담률 5대 5로 조정하면서 '무상급식 로드맵' 완성 단계인 올해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경남도는 당초 학교 무상급식계획이 지방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판단, 도의 분담률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급식비 분담률을 각각 10% 낮춰 잡았다(도 30%→20%, 시·군 40%→30%). 원래 계획대로라면 도는 493억 원, 18개 시·군은 658억 원을 분담해야 한다. 하지만 분담률이 줄어들며서 경남도는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으로 329억 원, 시·군은 493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이 때문에 무상급식 부족 예산은 329억 원에 이르게됐다. 지난해 33만6000명에서 올해 42만2000명으로 무상급식 대상을 확대하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했졌고, 결국 부담은 고스란히 학부모의 몫으로 남았다.

■어른 싸움에 학생들만 피해자로 남아

경남도는 분담률을 내리면서 무상급식은 교육복지의 일환이기 때문에 학교급식의 주체인 도교육청에서 우선적으로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경남도와 지자체는 급식비 중 식품비만을 부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경남도의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채 당초 분담률(30%)대로 올해 493억 원의 예산만 편성했다.

도교육청이 올해 부담하는 급식비 예산은 1450억 원이다. 여기에는 식품비를 제외한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도교육청이 2010년 짜여진 로드맵대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예산 부족분 329억 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예산을 떠안게 되면 다른 교육사업 추진에 지장이 오는만큼 추가 부담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급해진 도교육청은 경남도와 시·군을 대상으로 협의 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급식비를 확보, 올 하반기 중이라도 동지역 중학생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지만 이 같은 도교육청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의문이다. 창원시는 시·군의 분담률을 30%로 낮춰야 한다는 경남도 지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20%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분담률 인하에 대한 타 시·군의 입장도 엇비슷해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4개년 추진계획은 내년에도 표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렬 경우 계획 좌초에 의한 최대 피해자는 어린 학생들일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들은 예산 확보가 되지 않을 것 같으면 아예 약속을 하지 말아야 했고, 일단 계획이 세워졌으면 어떤 식으로든 이행을 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남도와 도교육청의 안일한 태도에도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경남도는 홍 지사가 부임하면서 전임 지사가 약속한 사안을 뒤집는 데도 이를 묵인했으며, 도교육청은 경남도가 2014년 급식예산을 삭감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별다른 대책없이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항의 기자회견 등을 벌였던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경남연대'는 앞으로 무상급식 확대를 위한 도민 서명운동과 정책토론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도지사나 교육감 후보자들이 갖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을 고려한 뒤 이를 지방선거와 연계, 반대운동도 펼치기로 해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도지사 후보들 입장

- 홍준표 "도교육청案 만큼 지원"
- 박완수 "분담률 재조정 하겠다"
- 강병기·김경수 "예산 되살릴 것"

# 도교육감 후보들 입장

- 고영진 "확대 추진 방침은 여전"
- 박종훈 "洪 지사·高 교육감 잘못"

6월 경남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무상급식 확대에 대해 다소 엇갈린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시민단체 등이 무상급식 확대 약속 파기의 제1차 원인제공자로 지목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도교육청이 낸 예산만큼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도교육청과 '매칭펀드'로 운영을 하겠다는 정책이다. 앞서 홍 지사는 전임 김두관 지사와 고영진 경남교육감이 합의한 약속을 파기한 것이 아니냐는 경남도의회의 지적에 "무상급식 사안은 도교육청 사업이며, 지자체는 예산 지원을 할 따름"이라며 지자체가 무상급식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또 무상급식 확대는 전임 지사의 방침이며 2012년 보궐선거 당시 자신의 공약집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무상급식 확대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홍 지사의 말 바꾸기로 경남도의 무상급식 정책이 신뢰성을 잃었다며 당선이 되면 도교육청 및 도내 18개 시·군과 다시 협의해 무상급식 분담률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병기(통합진보당), 김경수(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지사 예비 후보 등은 무상급식 예산 되살리기를 중점 추진 항목에 포함시켰다.

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도 홍 지사와 고 교육감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무상급식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두관 전 지사와 무상급식 로드맵을 만들었던 고영진 교육감은 이 정책을 끌고 나갈 의욕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자체의 지원 축소에 따라 변수가 발생했을 뿐 무상급식 확대 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남도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서운하다는 감정을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무상급식 로드맵(4개년 추진 계획) 연도 지원대상 식품비 학교수 학생수 2011년 18개 시·군 읍면 초중고 786억 원(도교육청 236억,  도청235억, 시군786억 원) 579개 19만2000명 2012년 18개 시·군 읍면 초중고,  동지역 초등 4~6학년 1100억 원(도교육청,도청 330억·시군 440억 원) 587개 27만2000명 2013년 18개 시·군 읍면  중고, 초등 전체 1343억 원(도교육청·도청 403억, 시군 537억 원) 767개 33만6000명 2014년 18개 시·군 읍면  고, 초·중학교 전체 1644억 원(도교육청·도청 493억, 시군 658억 원) 878개 42만2000명 ※지원대상 중 2011년은 동지역 저소득층 차상위 120% 수용,  2012년~14년까지는 동지역 저소득층 차상위 130% 포함.

• ■ 기피시설 갈 곳 잃었다…부산시장 결정권 무산
• ■ “이태원 분노 키워라” 北 지령 받고 활동, 민노총 前 간부 중형
• ■ 사도광산 추도식에 日 신사참배 인사…또 韓 뒤통수
• ■ 부산 서구 엎어진 보훈회관…첫 삽도 못 뜨고 국비 반납
• ■ 음주운전 불법체류자, 부산 중구서 영도까지 헤엄쳐 도주
• ■ “발달장애 손주를 자식처럼 보살펴”…선생님 ‘칭찬 민원’에 교육감 응답
• ■ ‘유동성 위기설’ 롯데…센텀시티百 매각·폐점설 재부상
• ■ 프로야구 쩐의 전쟁 소강…FA 12명 남아
• ■ 부산구청장군수協 “능인선원, 국제신문 특단조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