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불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시골 노인들까지 피해를 보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1일 전남 장성경찰서에 따르며 최근 모 군수 후보 측이 불법으로 금품을 살포한다는 동영상이 떠돌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지난 2일 오전 10시30분께 전남 장성군 북일면의 한 공공근로 현장에서 한 남성이 공공근로에 참여한 노인 4명에게 다가가 뭔가를 건네는 장면이 포착됐다.

　2분 남짓 분량의 이 동영상은 초점이 맞지 않고 흔들리는데다 멀리서 찍혀 남성의 정체가 누구인지,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동영상을 입수한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노인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벌였으며 한모(74)씨가 남성으로부터 흰색 봉투를 받았다는 진술을 입수하고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한 씨가 받았다던 봉투에는 현금이 아니라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주는 무료 쿠폰으로 10만원짜리 3장이 들어 있었다.

　한 씨는 경찰에서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뭐라고 하는지 잘 몰랐고, 초대장을 바꾸러 오라고 한 것 같았다"며 "초대장이 아니어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의 가족은 "죄 없는 노인을 선거법 사범으로 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씨의 아들은 "봉투를 준 사람은 부르지 않고 죄 없는 노인을 경찰서에 데려가 조사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노인을 범죄자로 만드는 파렴치한 후보가 당선되는 일만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을 찾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나 화질이 선명하지 않고, 봉투를 받은 노인들도 잘 기억하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경찰 수사가 알려지자 "000 후보가 현금을 살포하는 장면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중"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나돈 점으로 미뤄, 누군가 계획적으로 동영상을 배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금품이 전달됐는지, 아니면 누군가 다른 목적으로 동영상이 만들어졌는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중"이라며 "검찰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수사를 하고 있어 지휘가 내려오면 함께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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