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호남 중진 의원들 사이에 또다시 불협화음과 신경전이 노출됐다.

사진=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연합뉴스

양측은 이미 안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한 차례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대표 선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앙금은 그러나 김 후보자 처리 문제를 놓고 다시 불거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2일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중진들이 안 대표에게 찬성 당론을 밝히자는 건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안 대표가 결국 자유투표 방침을 밝히자 중진들이 대거 나서 의원총회에서 권고적 당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박 의원은 본회의 전날인 지난 20일 자정까지도 안 대표를 설득했으며, 긍정적 답변을 받았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본회의 직전 열린 전날 의총에서 안 대표가 ‘자유투표’ 입장을 밝히자 직접 마이크까지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당시 의총에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달라”고 발언했다.

이는 ‘반대투표’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 것으로 보인다.이에 박지원 의원은 물론 지난 전당대회 때 경쟁한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이 발언을 자청해 찬성 입장을 밝히며 ‘권고적 당론’ 채택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천 의원은 “대표 입장이 모호하다. 방향을 정하는 것이 지도부의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 또한 안 대표의 찬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신경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안 대표는 당시 “찬반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표결 다음 날인 22일에는 tbs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 응해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안 대표가 인준안을 부결시키고 싶었는데 후폭풍을 책임지기 싫어 떠넘긴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소금 뿌릴 수는 없잖느냐”면서도 “이해하기는 잘 하시네요”라고 답변했다.

한편 안 대표는 같은 날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번에도 꼬인 것을 풀고 막힌 것을 뚫은 것은 국민의당”이라고 강조하며 청와대와 여당에 협치를 촉구했다.

또 “국민의당이 대한민국과 사법부를 위해 큰길을 열어준 것”이라고도 강변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