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 후보 인지도 낮아
- 유권자 “누굴 뽑을지 고민 중”
- 감만동 일부 주민 지역구 혼동
- “양당 후보 마음에 안 들어”
- 정의 현정길 지지자도 보여
부산 남갑(문현1~4·우암·감만1~2·용당·대연4~6동)이 선거 막판 격전지로 떠올랐다. 여야 후보 모두 다른 선거구와 달리 인지도가 상당히 낮아 남갑 선거구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관료 간 대결 구도라는 점만 부각됐다가 뒤늦게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이곳에서는 해양수산부 차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강준석 후보와 경기도부지사를 지낸 미래통합당 박수영 후보가 격돌한 가운데 현재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현정길 후보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12일 오전 남구청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를 모두 칭찬했다. 대연동 주민 성호민(38) 씨는 “두 사람의 학력이나 경력 모두 훌륭하다. 강 후보는 해수부 차관을 지냈고 박 후보도 경기도부지사를 역임했다”며 “아직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동의 민심은 현 정부 심판론과 지지론으로 엇갈렸다. 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신자(여·54) 씨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 먹고살기 너무 팍팍하다. 지금 정부가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정부를 갈아엎기 위해 통합당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수(66) 씨는 “코로나19 대응을 우리만큼 잘한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 이 사태가 끝나면 곧 경제도 안정될 것”이라면서 “지금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강 후보를 뽑자”고 말했다.
항만을 낀 우암·감만·용당동에서도 지지하는 후보를 두고 여러 반응이 나왔다. 우암동에 사는 이민지(여·42) 씨는 “박 후보는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고 강 후보는 해양수산 쪽으로 경력을 쌓았다. 지금 우리 동네는 경제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문현금융단지가 있지만, 지역 경제와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를 잘 엮을 수 있는 박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성훈(59) 씨는 “부산이 살려면 결국 바다를 잘 이용해야 한다. 남구에도 항만이 있는데 과거보다 많이 쇠퇴했다”면서 “항구 기능을 가장 잘 살릴 사람은 강 후보다”고 말했다.남을에서 남갑으로 바뀐 지역구를 아직 혼동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감만동 주민 김명준(31) 씨는 “남을지역이었다면 평소 생각대로 민주당 후보를 찍었을 텐데, 남갑으로 바뀌면서 고민이 많아졌다”며 “누가 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 본 뒤 투표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TV 토론회에서 박 후보 배우자의 보조금 유용 관련 의혹을 제기한 현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대연동에 거주하는 김지훈(35) 씨는 “박 후보의 모습에서 마치 현재 통합당 국회의원의 지역구를 승계한다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또 강 후보는 지역에서 얼굴 한 번 보기 힘들다”면서 “거대 양당의 황당무계한 공약을 보자니 답답하다. 차라리 지난 지방선거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암동 주민 이진성(63) 씨도 “평소 거대 양당의 정치에 신물이 났다. 이번에는 군소정당의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면서 “현 후보가 지역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도 상당했다. 특히 인접한 남을 선거구의 민주당 박재호, 통합당 이언주 후보는 알아도 정작 해당 지역구 출마자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주민도 제법 많았다. 50대의 한 유권자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갑자기 출마한다고 하니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사정이 이러니 우리 동네 선거는 부산에서 주목도 받지 못하고 당연히 중앙당의 관심도 못 받는데, 투표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유권자 “누굴 뽑을지 고민 중”
- 감만동 일부 주민 지역구 혼동
- “양당 후보 마음에 안 들어”
- 정의 현정길 지지자도 보여
부산 남갑(문현1~4·우암·감만1~2·용당·대연4~6동)이 선거 막판 격전지로 떠올랐다. 여야 후보 모두 다른 선거구와 달리 인지도가 상당히 낮아 남갑 선거구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관료 간 대결 구도라는 점만 부각됐다가 뒤늦게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이곳에서는 해양수산부 차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강준석 후보와 경기도부지사를 지낸 미래통합당 박수영 후보가 격돌한 가운데 현재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현정길 후보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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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강준석(왼쪽), 미래통합당 박수영(가운데), 정의당 현정길 후보가 12일 남구 일대에서 각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각 후보 제공 |
문현동의 민심은 현 정부 심판론과 지지론으로 엇갈렸다. 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신자(여·54) 씨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 먹고살기 너무 팍팍하다. 지금 정부가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정부를 갈아엎기 위해 통합당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수(66) 씨는 “코로나19 대응을 우리만큼 잘한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 이 사태가 끝나면 곧 경제도 안정될 것”이라면서 “지금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강 후보를 뽑자”고 말했다.
항만을 낀 우암·감만·용당동에서도 지지하는 후보를 두고 여러 반응이 나왔다. 우암동에 사는 이민지(여·42) 씨는 “박 후보는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고 강 후보는 해양수산 쪽으로 경력을 쌓았다. 지금 우리 동네는 경제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문현금융단지가 있지만, 지역 경제와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를 잘 엮을 수 있는 박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성훈(59) 씨는 “부산이 살려면 결국 바다를 잘 이용해야 한다. 남구에도 항만이 있는데 과거보다 많이 쇠퇴했다”면서 “항구 기능을 가장 잘 살릴 사람은 강 후보다”고 말했다.남을에서 남갑으로 바뀐 지역구를 아직 혼동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감만동 주민 김명준(31) 씨는 “남을지역이었다면 평소 생각대로 민주당 후보를 찍었을 텐데, 남갑으로 바뀌면서 고민이 많아졌다”며 “누가 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 본 뒤 투표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TV 토론회에서 박 후보 배우자의 보조금 유용 관련 의혹을 제기한 현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대연동에 거주하는 김지훈(35) 씨는 “박 후보의 모습에서 마치 현재 통합당 국회의원의 지역구를 승계한다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또 강 후보는 지역에서 얼굴 한 번 보기 힘들다”면서 “거대 양당의 황당무계한 공약을 보자니 답답하다. 차라리 지난 지방선거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암동 주민 이진성(63) 씨도 “평소 거대 양당의 정치에 신물이 났다. 이번에는 군소정당의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면서 “현 후보가 지역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도 상당했다. 특히 인접한 남을 선거구의 민주당 박재호, 통합당 이언주 후보는 알아도 정작 해당 지역구 출마자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주민도 제법 많았다. 50대의 한 유권자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갑자기 출마한다고 하니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사정이 이러니 우리 동네 선거는 부산에서 주목도 받지 못하고 당연히 중앙당의 관심도 못 받는데, 투표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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