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추진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놓고 김부겸 국무총리가 난색을 표하면서 당정 갈등이 표면화됐다.

지난달 29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한 이 후보는 3일 첫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지도부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적극 추진을 요청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문제도 적극 추진을 당부한다”며 “적정 규모의 가계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경선캠프 전략본부장 출신인 민형배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세수가 많이 걷혀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며 “왜 이걸 어렵다고 하는지, 당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하는지 정부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면서 “그보다는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 제외된 여행·관광업, 숙박업 등을 어떻게 돕느냐가 제일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 당국의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며 “여기저기서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 회의 후 김 총리 발언에 관한 기자들 질문에 “할 말 없다. 죄송하다”고만 답하며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022년 본예산에 넣는 것은 예산 과목이 있어야 하기에 정부와 협의해야 하고, 내년 추경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방법은 열어놓고 생각 중”이라고 했다.

연말까지 10조~15조 원 추가 세수가 예상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힘을 싣고 있지만 보편·선별지급 논란이 재연될 경우 향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당정 및 여야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내년 예산안에 재난지원금 세목이 없는 상황에서 세목 신설 및 국채 발행 확대에 야당과 정부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