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선고일 갑호비상 발령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앞두고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여야가 탄핵정국에서 극단적인 여론전에 집중하면서 헌재 결정에 불복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이에 따른 우려와 경계로 해석된다. 경찰은 선고 당일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전체 경찰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그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우리는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그 결과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제 ‘헌재의 시간’을 지나 ‘국민의 시간’이다. 국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로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된다면 이번 혼란과 갈등의 위기도 분명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울러 “그 어떤 불법적이거나 폭력적인 행위도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시설 파괴, 폭행, 방화 등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는 현행범 체포와 무관용의 원칙으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 단계 위로, 앞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결정이든 승복하겠다는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 복귀를 가정해 “엄청난 혼란과 유혈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고 말했고, 같은 당 박홍근 의원이 SNS에 “주권자 국민으로서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고 쓴 것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승복하지 않으면 어쩔 것이냐.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밝힌 바 있다.경찰청은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이날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어 선고일에 최상위 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치안이 안정될 때까지 전국에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경찰은 ▷시설 파괴 ▷재판관 신변 위해 ▷경찰관 폭행 등의 범행에는 현행범 체포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헌법재판관 8명은 지난 1일 평의에서 탄핵심판 결론을 도출했고, 이날은 평의를 열어 결정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정문 최종본은 3일 오후 늦게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