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진) 대통령이 10일 정치권의 통일교 연루 의혹과 관련, ‘여야 관계없는 엄정수사’를 지시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통일교 측이 야당 뿐 아니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잇따른 뒤 나온 지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과 9일 국무회의를 통해 두 차례나 전례가 드문 ‘종교재단 법인 해산’까지 거론하며 강경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여야 차별 없는 엄정 수사를 지시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에 완전히 정교유착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며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이 여권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을 뭉갰다는 논란이 거세고, 이 대통령의 정교유착 엄단 메시지를 야당이 통일교 겁박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헌정질서 문란 행위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종교단체 등) 법인체도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언급하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 불리한 증언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고 겁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특검이 지난 8월 통일교 간부 조사 과정에서 여권 인사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여권 인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최근에야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이 확산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누가 봐도 편파적인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편파수사 논란으로 특검 수사의 동력이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야 구분 없는 수사를 지시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여권 인사들에게 제기된 의혹이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0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통일교의 민주당 지원’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팀장은 중대범죄수사과장인 박창환 총경이 맡는다. 현재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파견 중인 박 총경은 11일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