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당 평균 1억1300만 원꼴
- 금리인상 땐 가계부채 뇌관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타면서 이에 취약한 '고위험가구'와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빚을 제대로 갚기 어려운 고위험가구의 부채 비중이 지난해 전체 가계부채의 7.0%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들 가구의 부채 규모는 62조 원으로 1년 전(46조4000억 원)보다 15조6000억 원(33.6%)이나 증가했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 규모가 자산평가액을 초과한 가구를 말한다.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으로 분류되는 취약차주의 대출액도 지난해 말 78조6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대출의 또 다른 '뇌관'으로 꼽히는 자영업자 대출도 가파른 증가세다. 한은의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자영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80조2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개인사업자대출(308조7000억 원)과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171조5000억 원)을 합한 것이다. 2015년 말보다 57조 7000억 원(13.7%)이 불어난 것으로, 2012년 318조8000억 원에서 4년 새 약 160조 원이 급증했다. 자영업자는 상용근로자보다 채무상환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1억1300만 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7700만 원)보다 1.5배 정도 큰 데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LTI)도 181.9%로 상용근로자(119.5%)보다 높았다.

소득 하위 40%(1·2분위)에 속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가구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69만6000가구로 전체 자영업자의 23.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는 42조8000억 원이다. 대부분 유급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로 음식점업(26.7%)과 소매업(21.6%)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았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평균 금융부채는 4700만 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LTI 비율이 220.9%에 달하고 연체를 경험한 비율(9.8%)도 높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부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대출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취약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