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주 일가와 사외이사를 제외한 올해 여성 임원 숫자는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244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0대 이하의 임원이 60%를 넘었고 이화여대 및 이공계열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40대, 이화여대, 이공계 출신을 요약한 ‘사이공(四·梨·工)’ 신조어가 국내 100대 여성 임원의 특징이었다.

여성임원 상위기업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2019년 국내 100大 기업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했더니 이 결과가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100대 기업 기준은 상장사 매출액 순이고 조사는 각 기업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분석이 이뤄졌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244명으로 지난해 216명에서 한 해 사이에 28명 증가했다. 조사가 처음 이뤄진 2004년과 비교하면 15년 사이에 여성 임원은 18배 이상 늘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2004년 13명에서 2006년 22명에서 2010년 51명으로 늘었다가 2011년 76명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여성 임원 100명 시대를 열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21년 전후로 300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인 곳은 56개 업체였다. 내년에는 100대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여성 임원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非) 오너 출신 여성 임원 244명 가운데 최장수 여성 임원은 SK이노베이션 강선희 부사장이었다. 강 부사장은 40세가 됐던 2004년 1월 SK그룹 임원으로 발탁돼 올해로 15년 동안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여성 임원 숫자는 55명이었다. 여성 임원 비율은 5.2%였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은 아모레퍼시픽(16명)이었다. 여성 소비재를 판매하는 업종 특성과 서경배 회장의 여성 경영 참여 의지가 맞물리면서 다수의 여성 임원을 배출시켰다. CJ제일제당은 14명으로 세 번째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네이버(12명) 롯데쇼핑·KT(각 11명) 삼성 SDS(10명) 순이었다.

여성 임원들의 출생 연도를 살펴보면 1970~73년에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43%(1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4~66년에 속하는 60년대 중반은 25%(61명)로 뒤를 이었고 1974~76년생인 70년대 중반은 12.7%(31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단일 출생 연도로 살펴보면 1971년생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40대 이하 여성 임원은 60.7%였다.

이번에 조사된 여성 임원 중 출신대(학부 기준) 현황을 살펴보면 이화여대 출신이 29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석·박사까지 합치면 이화여대 출신은 35명으로 늘어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김희재 부사장, 기업은행 최현숙 부행장, 삼성증권 이재경 전무, 현대자동차 변영화 상무, 네이버 박선영 CIC 대표 등이 이화여대 동문이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