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나섰지만 핵심 의제인 3500억 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안을 놓고 견해차가 커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급히 방미길에 올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산업부는 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위해 11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현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지난 7월 말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 장관은 이날 울산 석유화학기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내용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한 협의는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에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 8일 워싱턴DC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대미 투자 방식과 농산물 등 비관세장벽 문제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번 장관급 방미 협의 테이블에서는 대미 투자 관련 의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투자 프로젝트를 간접 지원하는 보증으로 이를 채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기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농산물 등 분야에서도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하며 한국이 실질적 ‘행동’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최근 미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등이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에 우려를 표하고,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비자 문제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