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지 조성 업체 선정 불발로 인해 가덕도신공항 건립 공사가 아예 좌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당초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또 업계와 전문가, 지역사회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 연말까지는 공기 등과 관련한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도 천명했다. 그러나 연말에 입찰 조건이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시공사 선정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2029년 12월 말 개항이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김 장관은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가덕도 신공항이 저러다가 좌초하거나 중단되는 게 아니냐라는 의문은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며 “원래 약속한 대로 진행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 공사가 중단된 이유는 공기 84개월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입장 차이라고 전제한 뒤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부산시, 여야 의원, 기업인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말 내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김 장관의 발언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가덕도신공항 좌초론에 대해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7일 취임 후 처음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대항동 일대를 찾은 자리에서도 “정부에서 결정한 일이니,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분명하게 말한 바 있다. 또 현장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의견을 바탕으로 충분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신속하게 재추진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지역사회에 업계 등에서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김 장관이 더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날 김 장관이 연말 내 세부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거론했지만 현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국토부가 공기 84개월을 고수하는 가운데 수의계약 대상으로 선정됐던 현대건설은 자사가 주장한 108개월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컨소시엄에서 현대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건설도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공기 111개월을 제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단은 자체 검토를 거친 뒤 나온 단순한 제안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따져볼 때 상위 부처인 국토부와 사전에 조율이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는 말들이 나왔다.

한편에서는 국토부가 업계에서 제시하는 공기 연장을 계속 거부할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기존 조건대로 재공고 할지 아니면 공기를 늘려 새로 입찰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기 84개월로 재공고가 되면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84개월은 지키되 이후 공사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공기를 일부 늘릴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