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관련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지난 6월 사업 포기를 선언한 현대건설이 정부의 입찰 조건 변경에도 재응찰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꾸준히 나오던 사업 재참여 소문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국토교통부가 공기를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다시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말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 제출 이후 국토부와 추가 논의를 한 바는 없었다”며 “부지 조성 공사 재추진에 대해서도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건설은 국토부가 제시한 공기는 너무 짧다며 최소 108개월은 돼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연약 지반 안정화와 방파제 일부 시공 후 매립 등을 진행하려면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국토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컨소시엄에서 탈퇴하며 중도에 하차했다. 아울러 관련 사업에 대한 모든 권리도 포기했다. 당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가덕도신공항 설계 과정에서 250여 명의 전문가에 약 600억 원(기본설계비 430억 원 포함)을 썼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의 권리 산정액은 당시 컨소시엄 비율(25.5%)을 고려하면 11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공기 등이 연장된 재입찰 때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대우건설은 이전 입찰 때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두 번째로 많은 18%의 지분으로 합류한 바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대형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또 롯데건설과 한화건설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예상한다. 다만 이들 건설사가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할 지 아니면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형 건설사 중 DL이앤씨, GS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현재로서는 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오는 26일 오후 2시 부산 남구 문현동 기술보증기금 별관 4층 대강당에서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건설업계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공사 개요, 공기, 금액, 입찰 안내서 주요 내용, 향후 일정 등을 설명하며 질의 및 답변 시간도 마련한다. 공단 측은 “정부가 공기를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렸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입찰에 필요한 주요 사안들을 상세하게 설명해 많은 기업이 응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