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menu search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원전-조선 결합 신산업…동남권 미래 연다

600조 SMR시장 부산이 선점한다 <3> 해양 SMR
이유진 기자 eeuu@kookje.co.kr | 2026.09.13 19:0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엑스
- 차세대 에너지 SMR의 블루오션
- 주민거주지 갈등 없는 해양 설치
- 본격 극지개발 시대 주력 에너지
- 원자력 추진선 통한 ‘무한 확장’

땅에서 시작된 SMR(소형모듈원자로) 경쟁이 바다로 이동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등 신산업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화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외부 요인에 따라 공급 편차가 크고, 원자력발전소는 안정성과 주민 수용성 문제에 부딪힌다. 이런 상황에서 SMR은 화력발전소와 원전을 대체하고, 전기와 함께 수소까지 생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이 중 ‘해양 SMR’이 미래 차세대 에너지 공급원으로 떠오른다. 바다를 통해 전력 수요가 있는 어디든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데다 극지에서 원자력을 선박 연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해양수도 도약을 꿈꾸는 부산은 ‘해양’ ‘조선·기자재’ ‘대학’ 등 산업 및 인재 육성 기반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해양 SMR 시장을 선점하면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원전+조선·기자재=해양SMR

13일 한국기계연구원(KIMM) 등 업계에 따르면 해양 SMR은 ‘부유식 SMR(FSMR)’과 ‘SMR 선박(원자력 추진선)’ 두 가지로 나뉜다. FSMR은 원자로를 바지선이나 해양플랫폼에 탑재한 형태로, 이른바 바다에 떠 있는 SMR이다. 원자력 추진선은 소형 원자로를 선박의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선박이다. 결국 해양 SMR은 원전과 조선·기자재가 결합한 또 하나의 산업이다.

이르면 2030년대 초·중반 전 세계적으로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육상 SMR과 달리 해양 SMR 시장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블루오션’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BANDI(해양용·부유식 특화 SMR)’ ‘SMART100(일체형·담수화 특화 SMR)’ ‘i-SMR(차세대·수출형 SMR)’ 3개 유형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이 중 한국전력기술이 개발 중인 BANDI는 다른 모델보다 적은 60㎿ 정도의 출력을 내지만, 높이 약 6m에 블록형 모듈 설계로 선박 및 부유식 SMR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KIMM 관계자는 “FSMR은 주민 거주지와 떨어져 바다에 띄울 수 있고, 도서지역 오지 등에 설치해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융합했을 때 시너지도 크다”며 “다만 FSMR은 파랑 진동 등 해상조건과 안전사고를 고려한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FSMR에서 나아가 원자력 추진선을 통해 해양 SMR 시장을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수소 암모니아 LNG(액화천연가스) 등이 친환경 선박 연료로 개발·활용되지만, 2040년대에 접어들면 원자력 추진선 시장이 열린다는 예측이다. 지정학적으로 북극항로 개척이 중요해진 만큼 극한환경에서 얼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자력 추진선, 즉 해양 SMR 기술은 필수라는 것이다.

해양 SMR은 초기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국내 조선업계도 이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FSMR 개념설계 인증(AIP)을, HD현대중공업은 원자력 추진선 설계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해양·조선·대학 3박자 갖춘 부산

부산을 비롯한 부울경은 해양 SMR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해양 SMR 1기는 원자로 외에도 수많은 펌프와 밸브, 열교환기, 배관, 압력용기와 보조기기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선체와 해양플랫폼, 전력계통, 안전설비까지 필요하다. 부산은 항만 조선 물류 인프라에 더해 SMR 보조기기 생산능력이 있는 기자재 기업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부산의 금속 단조품 제조기업 태웅은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 첫 상업용 SMR에 주기기 핵심 부품 등을 납품하며 SMR 시장에서의 보폭을 넒히고 있다. 글로벌 특수볼트 제조기업 화신볼트산업은 SMR 기자재 분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 여기에 국내 ‘빅3 조선소’를 품은 울산과 경남이 뭉치면 부울경이 세계 유일의 해양 SMR 실증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부산시도 올해부터 5년간 원자력산업 육성에 약 1882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월에는 해양 SMR 육성 세미나를 열고 원전 조선 해운 연구기관 간 협력과 기자재 공급망 전환, 실증 플랫폼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미 해양 SMR 시장의 잠재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규제·인증·실증·인재 양성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한 부산지역 대학도 있다. 국립한국해양대는 지난 6월 총장 직속으로 ‘해양 SMR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글로벌 표준이 미비한 해양 SMR 규정 개발부터 기술 실증, 국제 인증, 전문인재 양성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세계 최초로 해양 SMR 특화 전공도 개설한다.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대학으로서 교내에 UN 산하 해양 SMR 국제인증기구를 유치하겠다는 게 장기적 목표다.

김종도 국립한국해양대 해양 SMR 추진단장은 “해양 SMR 시대에는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국제 표준과 인증체계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 된다”며 “부산에 세계 최초의 해양 SMR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해양 원자력 질서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형 비교]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엑스
관련기사
국제신문 뉴스레터
[창간기획]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