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계 논의 윤리특위 구성 ‘대립’

경남 양산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면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문제 삼아 징계문제를 논의할 윤리특위까지 구성하는 등 양측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A, B 두 의원이 지난 25일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의 하반기 추경예산 편성과 의회 심의 과정의 부당성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비롯됐다. 두 의원은 이날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잇따라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해 시 추경 편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우선 전체 예산 중 74억 원은 정부가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편성하라고 내려보낸 보통교부세인데, 시는 이 중 5억 원만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시가 98억 원의 추경 수정 예산안을 상정하면서 심사 기간을 주지 않고 당일 바로 의원들이 심사하도록 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 의원은 “이처럼 많은 흠결을 지닌 예산을 예결특위에서 통과시킨 것은 문제가 크다. 본회의 통과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C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두 의원을 강하게 공박했다. C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정당하게 통과된 예산을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의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업무방해다”고 주장했다. C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두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문제삼아 윤리위 상정을 요구, 윤리특위 구성 안건이 자유한국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통과됐다. 5명의 윤리특위 위원도 모두 자유한국당 의원들로 구성됐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간 기싸움 성격으로도 해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 김정민(56·양산시 물금읍) 씨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여야가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며 서로 갈등을 키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민생을 우선하는 성숙한 의정상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전체 추경예산안 488억여 원 중 55억 원을 삭감한 433억여 원을 통과시켰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