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특성화고 40% 이상이 내년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맞았다. 예전 공고 상고 중심의 인기는 식은 반면, 반려동물 웹툰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학과로 개편한 특성화고의 지원율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지역 32개 특성화고의 2023학년도 입학전형을 마감한 결과 총 정원 5348명 중 527명(14개교·44%)이 미충원됐다고 13일 밝혔다. 전년도 미충원 학교(16개교)보다 2개교 줄어들었으나,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495명에서 32명 늘어난 수치다. 모집 정원의 80%를 선발하는 특별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1.05대 1로 2022학년도 1.13대 1과 비교했을 때 소폭 감소했다.

특성화고의 미달 사태는 학령인구 감소와 인문계고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지원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 특성화고는 올해 신입생이 대폭 줄어 1개 학급을 축소했으며, 대대적인 버스 광고로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었다. A 고 교장은 “해마다 특성화고 지원율이 떨어진다”며 “이전과 달리 부모가 자녀의 특성화고 진학을 반대해 자녀가 학교에 접수한 원서를 부모가 방문해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2차산업 계열 학과에 비해 3·4차산업 계열 학과가 있는 특성화고의 지원율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외식·서비스 산업 관련 학과에 대한 학생 선호도 역시 높아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산업 구조 개편을 반영한 학과 재구조화 학교들의 전년 대비 지원율은 올랐다”고 밝혔다.

부산세무고는 올해 3월부터 세연고로 교명을 변경하고 학과 재구조화 과정을 거쳐 반려동물과 웹툰콘텐츠과 외식베이커리과 카페경영과로 학과를 개편했다. 반려동물과는 올해 지역 고교 가운데 최초로 신설해 주목받았다. 세연고 관계자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도 미달학과가 없을 정도로 과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최신 시설의 실습실을 학과별로 구축해 실습 위주의 수업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부산직업교육박람회’에 참가한 세연고등학교 반려동물과 학생들의 미용쇼. 세연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