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伊 다음으로 30분간 진행
- 싸이도 연단 올라 “인류문제 풀자”
- 개최지 북항의 지속 가능성 부각
- 부산 이니셔티브 홍보의 시간도
- 조수미는 시민과 함께한 응원송

“친애하는 여러분, 인류 미래에 대한 선택은 여러분이 쥐고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가수 카리나)

가수 싸이와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4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한국은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에게 인류 미래를 위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을 선택해달라고 부드럽지만 자신감 있게 손을 내밀었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와는 차별된 한국만의 기술력과 K-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국가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자면서, 월드엑스포가 그 플랫폼 역할을 분명히 해낼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20일 오후 3시(현지시간) 월드엑스포 4차 경쟁 PT가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스(Palais des Congres)에서 열렸다. 이날 PT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 이탈리아 순서로 각각 30분씩 진행됐다. 특히 4차 PT와 리셉션을 위해 3개국 정상이 모두 파리에 모인 만큼 총회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고, 그만큼 긴장감이 팽팽했다. 한국은 30분간 진행된 PT에서 본연의 목표와 경쟁력, 강력한 유치 의지 등을 내비치며 BIE 회원국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집중했다. 특히 화려한 영상과 유명 연사들의 호소력 짙은 발표를 통해 부산엑스포만의 장점과 의지를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PT의 시작은 전 세계 아이들과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의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물 부족과 의료 사각지대 등 각종 문제에 노출된 아이들이 지구촌의 문제를 제보하자, 카리나가 지구의 미래를 위한 답을 찾도록 새로운 임무를 시작하자고 회원국들에게 제안했다.

이어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가수 싸이가 PT 첫 발표자로 나섰다. 무대에 선 싸이는 몇 년 전 파리 에펠탑 앞에서 수많은 관중과 춤추며 플래시몹을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징어 게임’ ‘기생충’ ‘비빔밥’처럼 다양한 장르와 재료를 혼합해 전 세계인의 환호를 얻은 K-컬처의 힘을 소개하면서, 엑스포에서는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부산 북항 엑스포장 설계를 총괄한 진양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였다. 지난 4월 BIE 현지 실사 때도 PT 발표자로 나섰던 진 교수는 이날 월드엑스포 개최 부지의 장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엑스포 부지 공간 설계 콘셉트인 ‘Re-Earth’에 맞춰 엑스포장 내 건축물은 모두 지속가능한 재료로 짓고 100% 그린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며, UAM(도심항공교통)이나 수소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엑스포가 끝나도 북항 내 사일로를 엑스포 빅데이터 보존 공간으로 조성하고, ODA 기념관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엑스포를 기리는 사후 작업이 계속될 것임을 부각했다. 또 다른 발표자는 스타트업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였다. 빈곤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 솔루션을 개발해 개도국에 지원하고 있는 이 대표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짧은 기간에 전쟁의 참상을 딛고 선진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발전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세계 각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한국이 보유한 IT 기술과 농업 보건 탄소중립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가능하다며, 부산엑스포에서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원수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PT 발표자로 나선 윤 대통령은 엑스포의 가치를 실현해 온 한국의 역사와 강점을 소개하며, 세계와 함께 할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PT 중간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도미니크 페로 건축가의 부산엑스포 지지 영상과 월드엑스포를 미리 체험하는 청년의 활기찬 모습, 소프라노 조수미의 엑스포 응원송에 맞춰 부산 시민의 열정적인 염원 등이 포함됐다.

프랑스 파리=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