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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테러에 고통받는 소녀상…든든히 지켜줄 이 없나요

市, 민간 지킴이 수행기관 모집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2024.06.16 19:25
- 참여 단체 못 찾아 다시 공고 내
- 그동안 맡아온 지역 시민단체
- 내부 사정 탓 올해는 신청 취소
- 관리 공백에 ‘제2의 테러’ 우려

최근 평화의소녀상(사진)을 대상으로 한 ‘테러’ 행각이 잇따르지만 이를 관리하고 지키겠다는 시민단체 등이 등장하지 않아 평화의소녀상의 관리 공백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부산시는 ‘202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조형물 지킴이단 사업 수행기관 모집 사업’을 다시 공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지난 3월 올해 사업 참여 단체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으나, 신청 단체가 한 곳도 없었다. 기념조형물은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뒤편에 있는 평화의소녀상으로,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 자부담 10%를 제외하고, 연간 800만 원가량의 사업비를 시로부터 지원받는다. 수행기관은 평화의소녀상을 관리하고 이와 관련한 교육·홍보의 업무를 맡으며, 활동 기간은 매년 5~12월이다.

시는 2021년부터 평화의소녀상 관리를 총괄하고, 동구는 감시 등 현장 보안을 맡았다. 여기에 시민단체가 해당 사업으로 ‘민간 지킴이 수행기관’을 맡아 평화의소녀상은 민관 합동으로 관리됐다. 특히 지킴이단은 소녀상을 수시로 청소하고 뜨개질한 목도리를 걸어주는 등 사실상의 관리를 주도했다. 게다가 누군가 동상을 훼손하면 고발 주체가 되기도 한다. 관례와 시의 계획대로라면 지난달부터 지킴이단의 활동이 시작됐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기관 모집 재공고가 나가면서 빠르면 8월이 돼서야 시작될 전망이다. 그것도 재공고에 응하는 수행기관이 나타날 때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자칫 연내에 사업이 시작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게다가 최근 평화의소녀상이 봉지 테러 등으로 수난을 겪는 현실을 감안할 때 관리 공백 사태는 대단히 우려된다. 지난 4월 평화의소녀상이 30대 남성 A 씨에게 ‘봉지 테러’를 당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 A 씨가 소녀상 머리 위에 일본 맥주를 올리고 스시를 먹는 ‘스시 테러’를 저지른 바 있다. 부산진구의 평화의소녀상도 지난 4월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으로부터 ‘봉지 테러’를 당했다.

그동안 지킴이단을 맡았던 시민단체인 부산겨레하나는 올해 모집에 참여했지만 돌연 신청을 취소했다. 부산겨레하나 관계자는 “올해 지킴이단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공개할 수 없는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는 소녀상 테러의 보호 대책 마련을 추진하면서 지킴이단 사업의 공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킴이단 사업과 별개로 여전히 부산겨레하나 등 시민단체가 소녀상 환경정비를 하는 등 관리를 맡고 있다”며 “평화의소녀상 보호 대책 마련과 더불어 지킴이단 사업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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