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폭 출신 총책에 젊은 조직원들

- 부산경찰, 36명 검거 10명 구속

국내외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불법 선물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수백억 원의 부당 수익을 올린 조직폭력배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불법 선물 거래소 참여자는 사실상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이고 도박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불법 선물 거래소를 운영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36명을 검거하고, 국내 총책 A(30대) 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인천 캄보디아 베트남 등 국내외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주식 전문가를 사칭해 SNS로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면서 6270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무허가 불법 트레이딩 시스템으로 불법 선물 거래소에서 회원이 미국 나스닥과 홍콩 항셍 등의 지수에 선물 거래를 하도록 해 11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얻는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선물 거래 수수료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회원이 지수 등락에 잘못 베팅해 잃은 돈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베팅 금액은 최소 30만 원부터 최대 1500만 원까지 가능했다. 확인된 거래 규모만 113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지수 등락을 잘 맞춰 수익을 내는 회원은 블랙리스트로 등록해 불법 선물 거래소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국내 총책을 맡은 A 씨는 범행 과정에서 경남을 연고로 하는 20, 30대 젊은 조직 폭력배 4명을 포섭해 조직원으로 고용한 뒤 범행에 사용할 대포통장과 대포폰 명의자를 모집하거나 자금세탁 등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불법 선물 거래소 운영으로 얻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 차량, 시계, 명품 등을 구매하고 도박과 유흥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불법 선물 거래소를 폐쇄하고 범죄수익금 일부를 압수, 법원의 추징보전 결정 등으로 8억6000만 원을 환수 조치했다. 또 범죄수익금에 관한 탈루 세금 환수를 위해 국세청에 조세 탈루 자료를 통보했다. 이밖에 금융당국에도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와 공개 범위를 확대해 허위 투자자문 업체 확산을 방지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경찰은 해외에서 도주 중인 해외 총책 등 3명에 대해 인터폴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범죄수익과 자금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의 증거금 없이 쉽게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다는 SNS· 포털 등 광고 글을 조심해야 한다. 또 불법 선물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 도박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