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尹 긴급체포도 가능해”
- 공수처, 사건이첩 재차 요구
- 법원 세 기관 ‘중복 영장’ 기각도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의 정당한 주체를 놓고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주도권 다툼과 여기에서 비롯된 속도전이 계속되면서 혼란을 빚는다. 세 기관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등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 기관 중 가장 속도를 내는 쪽은 검찰이다. 검찰은 기관들 중 가장 먼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신병을 확보했다. 9일에는 경기도 과천 국군방첩사령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군검찰과 함께 합동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는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방첩사 간부들의 집무실과 공관을 비롯해 서울 용산구 등 전국에 흩어진 방첩사 사무실 상당수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첩사는 비상계엄 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 인사 체포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함께 비상계엄 사전 모의·포고령 작성 의혹 등을 받는다. 방첩사는 계엄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내기도 했다.
특수본은 계엄과 관련한 군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서둘렀다. 특수본은 지난 8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상현 1공수여단장, 김창학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 군 간부들을 차례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수본 박세현 본부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체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경찰 또한 윤 대통령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엄정 수사를 약속하며 속도를 높인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나 긴급체포를 두고 “요건에 맞으면 할 수 있다”며 “수사 대상에는 인적·물적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박 육군참모총장 등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를 신청했으며 선관위와 국방부 등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공수처 또한 강한 수사 의지를 나타내며 검경에 관련 사건 이송을 재차 요구했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법적조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체포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적절히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세 기관의 주도권 다툼이 심화하면서 법원이 ‘중복 수사’를 이유로 각자가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출석해 “법률상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청법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 수사 기관에서 동시에 수사권 관할 경쟁을 벌이다 보니 재판 절차의 적법성이나 증거 능력의 적법성으로 바로 직결되는 문제”라며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법관들이 굉장히 신중하고 무겁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국회 차원에서는 상설특검과 개별 특검까지 함께 논의된다. 이 때문에 한동안 ‘정당한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특검 출범 시엔 기존 수사 내용을 특검에 넘기도록 하는 조항이 특검법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특검 출범 때까지 수사한 내용과 자료를 특검으로 보내게 된다. 즉 특검 전까지는 각 기관이 ‘쪼개기 증거 수집’ 등 각자 수사를 진행하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전례를 살펴보면, 수사가 혼선을 거듭할 땐 대통령실이나 총리실 등 상위 기관이 수사 주체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이 사실상 ‘직무정지’ 상태에 놓여 혼선을 조정할 방안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공수처, 사건이첩 재차 요구
- 법원 세 기관 ‘중복 영장’ 기각도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의 정당한 주체를 놓고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주도권 다툼과 여기에서 비롯된 속도전이 계속되면서 혼란을 빚는다. 세 기관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등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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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방첩사는 비상계엄 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 인사 체포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함께 비상계엄 사전 모의·포고령 작성 의혹 등을 받는다. 방첩사는 계엄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내기도 했다.
특수본은 계엄과 관련한 군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서둘렀다. 특수본은 지난 8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상현 1공수여단장, 김창학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 군 간부들을 차례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수본 박세현 본부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체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경찰 또한 윤 대통령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엄정 수사를 약속하며 속도를 높인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나 긴급체포를 두고 “요건에 맞으면 할 수 있다”며 “수사 대상에는 인적·물적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박 육군참모총장 등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를 신청했으며 선관위와 국방부 등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공수처 또한 강한 수사 의지를 나타내며 검경에 관련 사건 이송을 재차 요구했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법적조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체포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적절히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세 기관의 주도권 다툼이 심화하면서 법원이 ‘중복 수사’를 이유로 각자가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출석해 “법률상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청법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 수사 기관에서 동시에 수사권 관할 경쟁을 벌이다 보니 재판 절차의 적법성이나 증거 능력의 적법성으로 바로 직결되는 문제”라며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법관들이 굉장히 신중하고 무겁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국회 차원에서는 상설특검과 개별 특검까지 함께 논의된다. 이 때문에 한동안 ‘정당한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특검 출범 시엔 기존 수사 내용을 특검에 넘기도록 하는 조항이 특검법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특검 출범 때까지 수사한 내용과 자료를 특검으로 보내게 된다. 즉 특검 전까지는 각 기관이 ‘쪼개기 증거 수집’ 등 각자 수사를 진행하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전례를 살펴보면, 수사가 혼선을 거듭할 땐 대통령실이나 총리실 등 상위 기관이 수사 주체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이 사실상 ‘직무정지’ 상태에 놓여 혼선을 조정할 방안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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