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KBO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부산 사직야구장 일대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침체했던 야구장 일대 상권이 모처럼 활기를 띠는 등 프로야구 개막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상인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30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wiz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이 야구팬으로 가득 차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30일 오후 1시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야구장 앞 상권 일대. 도시철도 3호선 사직역에서부터 시작된 야구팬 행렬이 야구장 맞은편 상가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분식과 치킨 등 간식거리를 사려는 줄도 가게마다 늘어서 있었다. 파란색 또는 흰색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시민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인파까지, 일대는 마치 야구장 안을 방불케했다. 이들은 모두 이날 오후 2시 롯데와 kt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주말을 맞아 경기를 보러 온 가족 단위 야구팬이 주를 이뤘다. 이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모(여·30대) 씨는 “아이와 남편, 친척 동생들까지 여섯 가족이 경기를 보러 왔다”며 “10년 만에 경기장을 찾았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람이 많고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이어 “몰린 사람으로 야구장 안에서 간식거리를 사긴 힘들어 바로 앞 가게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걸 사서 들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친구 2명과 함께 온 김모(여·20대) 씨는 “올해는 롯데가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며 ‘직관’을 왔다”며 “밖에서 먹거리를 사서 들어가려고 일부러 더 일찍 왔다”고 전했다.

열기를 반영하듯 지난 28일부터 이어진 롯데의 홈 개막 3연전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 사직야구장 좌석은 총 2만2600여 석이다. 올해 시즌권과 선예매 멤버십도 모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몰려든 인파로 일대 상권을 ‘특수’를 누렸다. 사직야구장 인근에서 9년째 분식점을 운영하는 민모(40대) 씨는 “아무래도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손님이 많아진다”며 “특히 평일에 비해 경기가 있는 주말은 손님이 2배 정도 늘어서 가게 직원이 추가 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50대) 씨도 “경기침체로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그나마 프로야구가 개막해 다행이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팀인 부산 BNK 썸이 우승하면서 분위기가 조금 달아 올랐는데, 롯데가 올해 ‘가을야구’까지 진출해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인파가 몰리자 부산 동래경찰서는 이날 30여 명의 경찰관을 투입, 교통 통제와 안전 관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인파가 몰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는 kt와의 홈 개막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롯데는 지난 28일 홈 개막전에서 kt에 0-2로 영봉패를 당한 뒤 29일 3-1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30일 경기에서는 연장 11회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4-4로 비겨 시즌 첫 ‘위닝 시리즈’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