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예비비 33억4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극한 호우’ 피해 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도내 딸기 육묘·축산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지원에 나선다. 적기 복구로 한 해 농사를 이어가거나 필수 물품을 조속히 지급해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한 조처다.

경남도. 국제신문 DB

2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17~20일 경남에 평균 280㎜, 최대 78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각종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경남의 시설하우스 딸기 주산지 중 하나인 산청·하동의 육묘 시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지역 전체 시설하우스 1362동에서 재배 중인 5472만 그루 중 세척 등을 통해 회생 가능한 물량을 제외하고 1521만 그루(27.8%)가 호우 피해로 폐기됐고, 모종을 기르는 배양지인 상토도 다량 유실됐다.

그러나 딸기 육묘는 농작물재해보험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고, 농업재해가 발생할 때 자연재난 복구비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사실상 법제도상 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도는 지난달 말 현장 조사를 벌여 농가별 육묘 피해 현황과 영농 재개 의향을 파악한 뒤 모종 부족분을 약 600만 그루로 집계했다. 이어 이달 사천과 하동, 함양 등 인근 지역에서 이에 상응하는 여유 물량을 임시 계약해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도는 23억7000만 원을 들여 다음 달부터 딸기 모종 580만 그루를 피해 농가에 공급, 가을철 정식(아주심기) 시기를 놓치지 않고 농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다 상토 23만 포를 제공해 피해복구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도는 축산 분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도 9억7000만 원을 투입한다. 다음 달까지 한우·젖소·양봉·가금류 162농가에 면역증강제와 보조사료, 사일리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 품목은 가축 생존과 건강 회복에 필수적이나 소모품으로 분류돼 가축재해보험과 자연재난 복구 비용 산정에서 빠진다. 앞서 도는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저리에 운영·시설자금을 지원하는 농어촌진흥기금 특별융자 200억 원을 편성한 바 있다.

이정곤 도 농정국장은 “딸기는 경남을 대표하는 고소득 작목으로, 이번 피해를 그대로 두면 농가 생계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피해복구 사각지대가 없도록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