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원도심 4개 구 관내에서 외국인 민박업을 운영하는 업체 수는 지난해 대비 모두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 민박업은 도시지역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연면적 230㎡ 미만)을 이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문화 체험·숙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에어비앤비’처럼 공유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구 관내 등록된 외국인 민박업체는 지난해 23곳에서 올해 57곳으로 배 이상 늘었다. 동별로 보면 초량동에서만 28곳의 업체가 신규 등록했고, 수정동에서도 6곳이 늘어났다. 

이들 지역에는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산복도로 등이 있어 외국인 여행객이 이동하기 편하고, 부산대표 관광지와 가깝기 때문에 외국인 민박업체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서구에서는 지난해 대비 10곳이 늘어난 37곳이 운영 중이다. 자갈치시장과 송도해수욕장과 가까운 암남·충무·남부민동에 집중됐다. 

영도구는 67곳에서 90곳으로 늘어났는데, 신규 등록은 24곳에 달하지만, 폐업은 1곳에 불과할 정도로 업주의 만족도도 높다. 부산항대교와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가까운 청학동과 봉래동에 절반 이상의 업체가 몰려 있다. 중구는 20곳에서 37곳으로 늘었다. 

외국인 민박업은 늙어가는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주택을 제공한 이들 중 대부분이 20~40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동·영도구 업주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가장 많다. 이에 지자체는 젊은 층의 인구 유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체류형 관광 개발도 검토 중이다.

외국인 민박업의 전망도 밝다. 최근 정부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건축물이라도 지자체를 통해 안정성을 검증받으면 영업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문화를 충분히 소개할 수 있을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춰야 했던 기존 지침과 달리 앞으로는 통역 앱의 도움을 받아 의사소통할 정도의 수준이면 된다. 아울러 부산은 서울과 함께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외국인 민박업에 묵을 수 있는 규제실증 특례지역으로 지정돼 수요도 많다.

민박업을 이용한 외국인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각종 SNS에서는 값진 경험을 했다는 외국인의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위해 부산에 방문했다는 콩고민주공화국 국적의 한 여성은 호텔 조식보다 민박에서 먹은 음식이 더 맛있었다며 감탄하거나, 다른 외국인은 깨끗하게 정리된 방과 함께 헤어드라이어 등 필요한 물품이 다 갖춰져 있었다며 청결과 서비스 상태를 묻는 고객 리뷰에서 만점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