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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마라톤대회와 함께하는 사람들 7]

부산보건고 마라톤 동호회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2026.09.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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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사람 사이의 호흡이나 잘 맞는 궁합)’가 찰떡, 부산보건고 ‘사제동행 마라톤 동호회’입니다.”

부산보건고 사제동행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마라톤행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생님과 제자가 함께 달리며 사제지간 두터운 정을 쌓는 학교가 있다. 주인공은 부산 영도구 영선동 소재 부산보건고 사제동행 마라톤 동호회(회장 조재현 선생님). 약 3년 전 마라톤에 관심 있던 교직원을 중심으로 한달에 한번이라도 함께 달리며 건강을 챙기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됐다. 평소 운동과 거리가 멀거나 짧은 거리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지만 서로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고 응원하며 조금씩 거리를 늘려 갔다. 영도 송도 다대포 등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은 이들의 연습장이 됐다.

선생님들이 달리자 학생들도 관심을 보였다. “선생님, 저희도 같이 뛰면 안 될까요?”라는 말과 함께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하나 둘 참여했고, 지금은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달리는 사제동행 마라톤 동호회가 됐다. 회원은 선생님 25명, 학생 55명.

물론 처음부터 사제지간 ‘케미’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회장 조재현 선생님은 “처음에는 체력이 안 좋아 학생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선생님들이 부담을 느꼈지만 함께 연습하면서 학생들은 선생님을 응원하며 기다려 주었고, 선생님 역시 힘들어하는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 속도를 맞추었다”며 “지금은 ‘빨리 달리는 동아리’가 아니라 ‘함께 달리는 동아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도 마라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학생들은 “제가 이 거리를 뛸 수 있을까요?”라며 걱정하다가도 “선생님도 뛰는데 돌멩이도 씹어먹을 너희가 왜 못 뛰겠어? 충분히 가능하지”라는 응원에 연습을 거듭했고, 목표한 거리를 완주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듯 뿌듯했다.

조 회장은 “스스로 세운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낸 경험은 단순한 체육활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학교생활에서의 또 다른 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함께 달리면서 학생과 교사 간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 숨이 턱에 받쳐 당장 쓰러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서로 격려하며 완주했을 때 기뻐하던 경험은 교실에서는 서로 어려웠던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이지웅 선생님은 “마라톤에서 우리가 얻은 가장 값진 기록은 몇 분 몇 초의 완주 기록이 아니다.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달리기 시작한 것,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한 걸음을 더 내디딘 것, 그리고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것. 이것이 사제동행 동호회가 만들어 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기록”이라고 자랑했다.

이 동호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1월 열리는 부산국제마라톤대회의 출발선에 다시 설 것이다. 서부산권에 생활기반을 둔 학생들이 많아 대회장소인 다대포해수욕장은 친숙한 공간이다. 익숙한 다대포 풍경 속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같은 학교 유니폼을 입고 달리고, “부산보건고 파이팅!”이라는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험은 모두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홍보를 맡은 채문경 선생님은 “우리에게 사제동행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 동아리가 아니다. 교실 밖에서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또 하나의 수업이다”며 “올해 부산국제마라톤 대회에서도 우리는 누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지를 경쟁하기보다 ‘함께 출발해서 함께 웃으며 돌아오는 것’ 을 가장 소중한 목표로 삼고 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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