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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 공간·클래스 지원…서울은 달려가는데 부산은 걸음마

부산…달릴 만한가 <하> 위태로운 러닝 생태계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2026.09.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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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서울보다 러닝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러닝 정책 측면에서는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러너지원 공간. 박주현 기자
- 부산 지역 러닝, 서울보다 활발
- 市, 수요폭증에 사업 첫발 뗐지만
- 거점 조성 등 지원 지속은 미지수
- 조례로 안정적 ‘생태계 구축’ 필요

- 서울 ‘7979 러닝크루’정책 인기
- 도시철 유휴공간 지원시설 다양

서울에서는 ‘댕댕런’ 코스가 러너 사이에서 인기다. GPS를 켠 채 경복궁과 청와대, 청계천 등 종로구 일대 약 8.5㎞ 코스를 따라 달리다 보면 지도에 강아지 모양이 그려진다. 여의도 외곽을 따라 뛰는 ‘고구마런’도 마찬가지다. 댕댕런 코스와 인접한 서촌·북촌 한옥마을에는 러너를 대상으로 스포츠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러닝은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는 폭증하는 러닝 수요에 2022년부터 러닝 정책을 펼쳐 러닝 문화를 뒷받침한다. 부산은 서울보다 러닝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러닝 정책 측면에서는 서울에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신문은 부산과 서울의 러닝 문화와 정책을 비교해 부산이 나아갈 ‘러닝 친화 도시’를 그려본다.

■부산, 첫발만 뗐다… 내년 미지수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사람 가운데 주로 참여하는 종목을 따졌을 때(1~3위 합산) 달리기는 부산에서 8.0%를 기록, 7.3%의 서울은 물론 전국 평균(7.7%)을 앞질렀다.

러닝 수요가 폭증하자 부산시는 올해부터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단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시의 사업 중 ‘러너지원 공간 조성’의 경우 올해까지 세 곳을 조성한다. 이후 러너의 반응을 보고 추가 조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공공 러닝 클래스 ‘달려라 부산 러닝크루’는 문체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받고 있지만 예산 삭감으로 내년에는 사업 전개가 어려울 수 있다.

부산연구원은 ‘부산시 러닝 생태계 구축 조례’ 제정을 강조했다. 시가 조례를 근거로 기본 계획을 세우고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하면 러닝 관련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러너 ▷인프라 ▷커뮤니티 ▷이벤트 ▷정책 ▷산업이 상호작용하는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본다.

특히 연구원은 러닝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권태상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신발 산업뿐만 아니라 러너의 회복을 위한 식음료·사우나·마사지·의료 등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시작점으로 공공 러닝 클래스와 러너 거점 시설을 제안했다.

러너들은 러닝 관련 사업에 좋은 평가를 내린다. 러너지원 공간이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운영 중이며, APEC 나루공원과 금련산역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이곳은 탈의실 물품보관함 정수기 파우더룸 등을 갖춰 러너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박지현(37) 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옷 갈아입는 게 불편했는데 탈의실이 있어 편하다. 짐 맡기는 공간도 있어 부담 없이 뛸 수 있다”며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달려라 부산 러닝크루’를 매주 APEC 나루공원,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진행한다. 지난달부터 온천천과 북항친수공원에서 느린 달리기를 주제로 ‘달려라 부산 슬로우런 크루’도 운영한다. 전문 코치에게 스트레칭, 달리기 자세, 호흡법 등을 배운 뒤 참가자들이 함께 지정된 코스를 뛴다.

서울 여의도공원 ‘7979 서울 러닝크루’ 부스에서 러너들이 참여 신청을 하는 모습(왼쪽), 서울 도시철도 5호선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공간. 박주현 기자
■서울, 다양한 프로그램·지원 시설

취재진은 부산과 서울의 러닝 정책 차이점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서울을 찾았다. 서울은 부산보다 사업 규모가 크고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의지로 2022년부터 러닝 정책을 확대했다.

지난달 20일(목요일) 오후 7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러닝복을 입은 이들이 속속 모였다. 외국인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서울시는 4~10월 매주 목요일 광화문 일대(초심자)·반포한강공원(중급자)·여의도공원(상급자) 권역에서 ‘7979 서울 러닝크루’를 운영한다. 권역별 정원은 60명이다. ‘달려라 부산 러닝크루’보다 2배 많다.

특히 일반 참가자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페이서’(달리기 도우미) 개념이 눈에 띄었다. 페이서로 참가한 이솔이(37) 씨는 “다른 러너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매력”이라며 “코치가 참가자 모두를 신경 쓸 수 없어 페이서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1㎞당 4분 20초부터 7분대까지 페이스(속도) 별로 팀을 세분화했다. 초반 2㎞는 가볍게 뛰다가 나머지 거리는 속도를 높여 뛰었다. 2022년부터 이어진 ‘7979 서울 러닝크루’는 지난해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시는 도시철도 역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2024년부터 러너 거점 시설을 만들었다. 여의도 고구마런을 즐기는 러너는 서울 도시철도 5호선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을 이용한다. 이곳에는 물품보관함과 탈의실은 물론 요가매트 등이 구비된 스트레칭 공간도 있다. 정기적으로 러닝 자세 교정 강습도 진행한다.

도시철도 4호선 회현역·5호선 광화문역·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도 ‘러너지원 공간’이 조성돼 있다. 시설마다 소규모 러닝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도 부산과 차별점으로 꼽힌다. ▷러닝 후 커피를 마시는 ‘모닝커피런’ ▷흙길과 숲길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러닝과 보강 운동을 함께 배우는 ‘런 앤 핏’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서울도 러너는 많은데 정작 샤워시설이 없다는 민원이 많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남산 북측순환로 러닝 코스와 인접한 중부공원여가센터 내 샤워장을 만들었다.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과 가까운 여의도한강공원 안내센터에도 올해 샤워시설을 조성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 ‘부산, 달릴 만한가’(www.kookje.co.kr/page/busanrun/)

※제작지원: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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