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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부산 16곳중 9곳 완료·추진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 | 2026.10.0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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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구청 로비에서 열린 아동친화도시인증 현판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총 16억8000만원 예산지출
- 유니세프 아동친화 도시 등
- 지원금 등 실익 없고 이름뿐

부산 기초자치단체 절반 이상이 실효성 없는 국제기구 인증 취득과 갱신에 주민 혈세를 쏟아붓는다. 한 지자체가 특정 인증을 받으면 다른 구·군도 유행처럼 휩쓸리는 모양새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 없이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구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 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 중이라고 6일 밝혔다. 북구는 구비 2200만 원을 투입해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구 현황 조사와 가입 추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구는 유니세프 아동친화 도시 인증도 함께 추진 중이다. 구 관계자는 “인증을 받으면 유니세프가 주관하는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국제기구 인증을 받았거나 추진 중인 곳은 사하구 서구 연제구 등 9곳에 이른다. 구·군이 가장 많이 받은 국제기구 인증은 유니세프 아동 친화 도시다. 기초지자체는 인증 취득을 위해 길게는 3년 이상 공을 들인다. 급기야 일부 구에서는 별도의 전담 부서까지 만들어서 취득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구·군은 인증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잘 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인증을 받아도 구가 유니세프에서 지원받는 건 없다. 전국적으로 구가 아동에 친화적인 도시라는 이름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며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가 아동 친화 도시 인증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낭비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뒤 구에 남는 건 국제기구가 주는 현판 또는 인증서가 전부다.

구·군은 국제기구가 지닌 이름만 보고서 인증 취득과 갱신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쓴다. 사하구는 유니세프 아동 친화 도시뿐만 아니라 이름마저 생소한 그린키 블루플래그 인증을 취득하고 갱신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7억70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썼다. 부산진구도 ▷서태평양 건강 도시 연맹 ▷WHO 고령친화도시 ▷유니세프 아동 친화 도시에 약 5억9000만 원의 혈세를 지출했다. 9개 구·군이 각종 국제기구 인증에 쏟아부은 예산만 약 16억8000만 원에 달한다.

국제기구로부터 아동과 고령 주민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인증을 받는 것보다 실제로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꾸준히 시행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이 나온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국제기구가 갖는 유명세 때문에 인증을 받는 데 골몰한다. 인증을 통해 구의 발전이나 주민 행복을 높일 수도 있다”면서도 “아동 친화 도시라면 구가 지역 사정에 맞는 정책을 펼쳐 실제로 아동에 친화적인 도시가 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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