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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으로부터 딸 찾아달라” 경찰에 거듭 호소했지만 아이 숨진 채 발견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2026.10.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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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어머니가 한국에 있던 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딸은 결국 아버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와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8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모처에서 주차된 차 안에서 40대 A씨와 네 살배기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서는 번개탄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사고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아 우울증 약을 여러 개 처방 받고 있었으며, 호주에서 아내 B씨가 낸 이혼 소송 중 양육권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말께 무작정 딸을 데리고 서울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경찰이 여러 차례 도움 요청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호주에서 열린 양육권 재판에서 승소해 강제집행을 허가받은 아내 B씨는 A씨와 함께 있던 딸을 찾으러 한국으로 왔지만, A씨는 서울에서 서귀포시로 이동한 상태였다.

이에 B씨는 지난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양육권 강제집행을 도와달라”며 실종신고를 냈는데, 당시 경찰은 A씨 위치 파악도 하지 못하고 영상통화만 한 채 “딸이 잘 있다”는 취지로만 안내했다.

B씨가 거듭 ‘딸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해 달라’, ‘딸에게 학대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 ‘전남편과 딸을 분리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경찰은 같은 달 A씨와 딸을 파출소로 불러 신변을 확인했다. 이후 여러 사정으로 호주에 돌아간 B씨는 대사관을 통해 관계 기관에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서귀포경찰서가 지난 3월 22일 “아이가 계속 운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A씨를 대상으로 접수돼 서귀포시와 함께 두 차례 현장 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B씨는 실종 신고 당시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결과보고서도 작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B씨는 지난 2일 A씨가 딸이 다니던 서귀포시 모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가게 돼 더는 등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B씨는 즉시 호주 대사관을 통해 현지 법원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고, 이튿날인 3일 열린 재판에서 딸의 여권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아 출국을 막았다.

또 B씨는 제주경찰청에 “전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제대로 약을 먹지 않는다. ‘딸과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함께 있는 딸이 걱정된다”며 딸에 대한 소재 파악과 안전 조치를 요청했지만, 이날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B씨는 “오늘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왜 지난 3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 대해 실종신고 시 아무런 안내가 없었냐고 물어보니 ‘확인을 안 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B씨는 “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었냐”며 “타국에서 매일 관계 기관에 연락했고 경찰에 사정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추후 관련 내용을 정리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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