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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텐트·쓰레기 등 석 달 넘게 방치…해수청, 주인 추정 男 만났지만 이름·주소 확보 못해 철거 지연
이유경 기자 rglee@kookje.co.kr | 2026.10.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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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부산 영도구 중리해변에 무너진 텐트들이 방치돼 있다. 이유경 기자
- 영도구는 권한없다며 계도 그쳐

부산 영도구 중리해변에 알박기 텐트 3개가 석 달 넘게 흉물로 방치돼 있다. 영도구와 부산해양수산청은 민원이 이어지자 현장점검과 철거 계도에 나섰고 해경에 수사도 의뢰했다. 하지만 점유자 신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철거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개월째 대응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오후 5시30분 중리해변에는 텐트 3개가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해수청이 남긴 자진철거 안내문 여러 장도 눈에 띄었다. 텐트 주변에는 먹다 남아 썩은 반찬이 든 용기와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일부 음식물은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옷가지와 생활용품도 텐트 주변에 뒤섞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악취가 코를 찔렀고 벌레도 들끓었다. 텐트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주민은 올해 여름부터 같은 자리에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선경(40대) 씨는 “여름에는 사람이 있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며 “경치 좋은 곳인데 산책할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중리해변을 찾는다는 김성태(59) 씨는 “처음에는 텐트가 하나였는데 이후 두 개가 더 생겼고 불을 피운 흔적도 있다. 생선을 말리거나 빨래를 널기도 했다. 텐트 주인은 2주 넘게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구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전화와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이 매달 3건 이상 들어왔다. 구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하고 철거를 계도한 뒤 민원 내용을 해수청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직접 철거나 행정처분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대응은 계도와 통보에 그쳤다. 중리해변은 구간에 따라 관리 주체도 다르다. 공유수면은 해수청이 관리하고 자갈밭 일부 국유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맡는다. 장기 설치 텐트를 판단하는 별도의 기간이나 기준도 없다. 반복되는 민원에도 구의 조치가 사실상 안내 수준에 머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수청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해수청 관계자는 “지난 6월 19일 처음 현장을 확인한 뒤 한 달에 3회가량 중리해변을 점검했다. 텐트 주인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을 한 차례 만나 철거도 요구했다”며 “당시 이름과 주소를 확보하지 못해 후속 행정처분으로 이어가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해수청은 빨래를 널거나 사람이 오간 흔적이 있어 텐트를 주인 없는 방치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간헐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는 만큼 점유자를 특정해야 철거를 위한 원상회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해양경찰서에 넘긴 수사의뢰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수청은 지난달 8일 공유수면 관련 법 위반 혐의로 해경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경은 점유자와 행위자를 특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같은 달 17일 보완을 요구했다. 해경 관계자는 “수사의뢰 자료만으로는 누가 행위를 했는지 특정하기 어려워 관련 정보를 보완해 다시 의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수청이 재의뢰하지 않으면서 점유자 특정과 철거를 위한 후속 절차도 멈췄다.

해수청 관계자는 “현재 주민과 해경 연안안전지킴이에게 텐트 주인이 나타나면 연락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텐트 주인을 한 차례 만나고도 신원을 확보하지 못해 현장 제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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