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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400m 고원서 야크·양 떼와 유목생활, 고원엔 오색 룽다 펄럭여

티베트족의 삶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19.02.26 19:17
‘티베트를 가본 적이 있나요’.
티베트족(藏族)이 사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색 룽다.
흔히 티베트자치구로 부르는 시장(西藏)자치구의 성도는 라싸(拉薩)다. 해발 3400m쯤의 고원도시다. 라싸공항 비행기에서 내려 후다닥 뛰다가는 풀썩 쓰러져 의식을 잃기 십상이다. 고산증 때문이다. 특별한 증세가 없어도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두통에 시달리고 호흡곤란을 겪는다.

이곳은 ‘야크’라는 소가 삶과 경제에 큰 역할을 한다. 야크는 해발 낮은 곳에 데려다 놓으면 풍부한 산소를 감당하지 못해 죽거나 비실거린다고 한다. 그럼 티베트인들도 저지대에 내려오면 허덕거릴까. 아니다. 아주 쌩쌩 난다. 그런데 왜 그 척박한 고원지대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일까. 고향이라서, 종교 때문에…. 명확하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장족의 삶에 큰 도움이 되는 ‘고원의 소’ 야크.
티베트족은 한자로 ‘장족(藏族)’이다. 티베트자치구와 칭하이성, 쓰촨성과 간쑤성 서부 등지에 흩어져 산다. 대부분 고원이고 라싸와 같은 도시를 벗어나면 야크와 양을 몰고 떠도는 유목의 삶이다. 야크 젖으로 만든 버터를 뜨거운 찻물에 녹인 ‘수유차(修油茶), 청보리(靑麥)를 주로 한 곡물가루를 야크 젖에 섞은 ‘짠바(糌粑)’라는 거친 먹거리가 주식이다. 야크의 똥을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물이 부족해 자주 씻기도 어렵다. 씻지 않아야 피부의 기름기가 고원의 추위로부터 체온을 지켜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번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 된다.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칭하이성, 쓰촨성, 간쑤성 등지에 주로 사는 전형적인 티베트족 여인의 선한 모습.
황허 발원지 바옌카라산맥 자락 물줄기가 흐르는 곳이면 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유목천막과 야크·양 떼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여름이면 칭하이성 곳곳에 펼쳐진 노란 유채 꽃밭이 절로 탄성을 터트리게 한다. 칭장(靑藏)열차라도 타면 차창 밖으로 펼쳐진 낯선 장엄한 풍경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렇지만 정말 다시 보고 싶은 것은 고원 산자락마다 펄럭이는 오색 ‘룽다’와 오보다. 오보는 돌탑이고 룽다는 불교 경전을 담은 종이나 천 조각으로, 떠도는 바람을 따라 부처님 말씀이 세상 가득 퍼지기를 기원하는 뜻이다. 사람의 발길 드문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사원이지만 누군가는 순례하듯 찾는다. 얼마나 경이롭고 신선하던지. 그래서인지 장족의 눈빛은 선하고 웃음은 환하기 그지없는, 그대로 평화다. 외롭거나 허무할 때면 그들이 그립다.
인적이 드문 티베트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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