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배지 발급 늘고

- 홍보부스 198개 참가 등

- 작년보다 규모 10% 커져

- APM·BIFFCOM 동시 진행

- 영화제 인지도·명성 불구

- 해외바이어 참여 낮은 편

- 국비 추가 확보·협찬 유치 절실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영화축제와 더불어 아시아 영화 산업을 논의하는 장인 아시아필름마켓이 10일 막을 내렸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필름마켓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영화·영상 토털 마켓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영화제 규모나 인지도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면 예산 확대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영화·영상 토털 마켓 정착

지난 8일 아시아필름마켓이 열린 벡스코 전시장. 24호 태풍 다나스의 한반도 상륙 소식에도 오전부터 각종 상담과 행사에 참석하려는 국내외 영화인들로 전시장은 북적였다. 아시아필름마켓 상담부스는 영화를 사고팔기 위해 상담하려는 국내외 배급사 관계자들로 가득 찼고, 전시장 뒤편에 자리 잡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상담부스에도 유망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국내외 투자자, 감독, 프로듀서들이 몰렸다. APM 상담부스 바로 옆 '북 투 필름' 피칭 현장에는 소설, 웹툰 등의 원작에 관심 있는 영화사 관계자 150여 명이 모여 앉아 각 출판사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다. 아시아필름마켓 반대편의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 전시장은 첨단 디지털 기술과 영상장비 전시 부스부터 일본, 대만, 유럽 등 각국 영화 로케이션 유치에 열을 올리는 부스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꾸려졌다.

BIFF 조직위원회는 2011년부터 아시아필름마켓과 APM, BIFCOM 등을 한곳에서 진행하는 '토털 마켓'을 열고 있다. 벡스코 전시장에서 영화를 사고, 팔고, 투자하고, 촬영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부각했다.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세계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보다 참가자가 늘었고, 마켓 배지 발급 건수도 증가했다. 홍보부스를 차린 곳만 전 세계 198개 업체가 참가해 지난해보다 규모가 10%나 늘었다. '설국열차' 배급을 맡은 Le Pacte 등 유럽 배급사의 참여가 두드러져 아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최근 각국 영화산업에서 영화 제작과 배급, 로케이션과 관광 등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오히려 이 같은 토털 마켓을 지향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에 부합한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조주현 기획운영팀장은 "토털 마켓을 운영하면 해외 바이어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 마켓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족한 예산 확보가 관건

과제도 있다.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행사 규모가 작고, 해외 바이어의 참여도 낮은 것은 매번 아시아필름마켓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영화산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국가들이 대거 자본을 투자해 필름마켓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언제 역전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초창기 투자라는 개념에서 유럽, 미국 등 구매력 있는 바이어를 초청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의 영화를 구매, 배급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려면 예산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아시아필름마켓 예산은 10억 원, BIFCOM은 1억9000만 원이다. 지난 2006년 아시아필름마켓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예산이 20억 원이었으나 반 토막이 났다. BIFCOM도 초창기 2억 원대 예산에서 계속 줄어들어 몇 년째 뒷걸음질 상태이다.

부산시와 BIFF 조직위는 매년 아시아필름마켓에 투입할 국비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다. 이미 BIFF가 국고 지원을 받고 있어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측도 지원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이라는 명분 차원에서 영진위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홍보부스 마련과 세미나, 영화프로젝트 피칭 등 부수적인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필름마켓 전양준 운영위원장은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아시아필름마켓 부대행사에 협찬을 유치한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 국비를 확보하는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