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뜻한 어느 날 알록달록한 나무와 황금빛 들판, 빨간 지붕이 쨍한 집 등이 펼쳐진 풍경을 뒤로하고 한 가족이 요트를 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스트리아 볼프강 호수의 평범한 여름 모습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초록 노랑 파랑 등의 색으로 채워진 말랑말랑한 나무와 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 등 군데군데 현실과 다른 상상의 순간이 발견된다. 그래서 그 풍경은 한결 더 진하게 아름답다. 작가의 눈에 담은 볼프강의 풍경과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이 더해져 새로운 ‘볼프강 호수의 여름’이 완성됐다.

김덕기 작가의 신작 ‘볼프강 호수의 여름’. 소울아트스페이스 제공

행복의 순간을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덕기 작가가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가 내년 2월 8일까지 진행하는 김덕기 개인전 ‘꿈의 여정:Journey of Dreams’에서 그의 신작 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김 작가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국내 유명 미술관과 화랑에서 전시를 가졌다. 그의 작품은 초중고 교과서에 다수 수록됐고, 한국은행 하나은행 삼성생명 포스코 등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의 달력에도 실려 유명세를 탔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신작은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하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들은 작가의 대표작인 ‘여행 시리즈’. 뉴욕 센트럴파크,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노르망디 도빌 해변 등 세계 곳곳의 풍경을 자신만의 기억을 더해 새롭게 해석했다. 단순히 어떤 장면을 포착한 것에 그치지 않고 거기서 떠올렸던 행복한 기억과 연관된 소재를 배치해 판타지 같은 정경을 구현했다. 특히 밝은 색면이 그림 속 형태를 단단히 잡아주고, 높은 채도의 컬러를 쌓아 올려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채웠다.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 ‘라인 드로잉 시리즈’도 다수 선보인다. 춤을 추는 듯한 선이 여러 개 겹치면서 다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 향기 나는 꽃과 나무, 새와 강아지,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이 가득해 어느새 미소를 띄게 한다.

김 작가는 “그림, 즉 화면은 저의 꿈을 담은 공간으로 나만의 해석과 의도를 더해 일반적인 풍경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 되도록 하고 싶었다”며 “특히 이번 작품들은 손에 익은 재료를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스스로의 틀을 깨고자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작품을 보는 이들이 시간이 지나도 기분 좋고 따뜻함을 느끼는,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따뜻한 명작’을 남기고 싶은 것이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051)731-5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