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극장 전용공연 스타프로젝트
- 올해는 신진 연출가에 무대 맡겨
- 스토리·장면 전환 일부선 아쉬움
- 내달 4일엔 두 번째 작품 ‘초월자’
각설이 복장을 한 부산시립극단 단원들이 장구를 치며 춤추기 시작한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객석으로 날아오는 엿가락, ‘동백 시장’이라고 쓰인 현수막까지. 부산시립극단의 커튼콜에서 트로트 음악이 울려 퍼지는 이색적인 장면은 영락없는 시골 장터였고, 관객들은 끝까지 유쾌했던 무대에 박수를 보냈다.
부산시립극단이 지난 28, 29일 이틀간 제79회 정기공연 ‘스타프로젝트: 오롯이 빛나는’을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였다. 김지용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이 2021년부터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스타프로젝트’는 매년 테마를 바꿔 진행하는 소극장 전용 공연이다. 대형 무대에서 고전 연극 위주로 공연하던 극단의 한계를 깨기 위해 시작해 ‘극작가 김문홍’ ‘베르톨트 브레히트’ 등 다양한 주제의 공연을 선보여왔다.
스타프로젝트란 이름에는 부산 연극계의 ‘스타’를 탄생시키겠다는 김 감독의 포부도 담겨있다. 특히 올해는 ‘부산 신진 연극인의 창작 초연’을 주제로 공모를 받아 ‘오롯이 빛나는(작·연출 차승호)’과 ‘초월자(작·연출 김민우)’를 선정하고 연출까지 일임했다. 시립극단의 정기공연을 신진에게 온전히 맡기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연극 팬들 사이에서 기존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와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뒤섞였던 이유다.
첫 공연의 주인공은 차승호 연출자의 창작극 ‘오롯이 빛나는’. 이 작품은 각설이 어머니 ‘디올이’와 틱장애를 앓고 있는 야구선수 아들 ‘우동기’의 장터 여행기를 그린 연극이다. 작품에는 연출자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물씬 묻어났다. 무대 위 인물이 관객에게 엿을 팔거나, 각설이끼리 네이버 밴드로 연락을 하는 등 재치 있는 상황에 단원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공연 내내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특히 주인공 모자가 상상 속에서 유럽을 여행하는 장면에 뜬금없이 바게트가 소품으로 나타나고 등장인물들이 다 함께 유럽 음악을 부르는 모습은 위트 넘치는 연출의 백미였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플롯도 명확해 대중성에 초점을 뒀다는 점이 강하게 느껴졌다.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강약 조절 없이 잦은 장면 전환과 암전은 몰입을 깼고, 후반부로 갈수록 급속도로 봉합되는 인물 간의 갈등도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멀다 보니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호응을 유도하거나 객석으로 뛰어드는 등 관객과 호흡하는 장면이 힘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존 시립극단의 모습과 차별화된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할 만했다.
시립극단의 스타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 ‘초월자’는 다음 달 4일 오후 7시30분, 5일 오후 5시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다. 좀처럼 보기 힘든 ‘첩보 심리 드라마’ 장르의 작품으로, 늘 실패만 겪던 27살 무직 청년 동욱이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미치지 않고서야’ ‘우리가 사랑할 때’ ‘생존의 법칙’ 등을 내놓은 극단 팻브릿지 김민우 상임연출자가 극작과 연출을 맡는다.
김 감독은 “스타프로젝트를 통해 색다른 작품들을 시민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배우들 입장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배역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연기 수준을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스트린드베리, 릴케 등 주목받지 못했던 극작가의 작품으로 스타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올해는 신진 연출가에 무대 맡겨
- 스토리·장면 전환 일부선 아쉬움
- 내달 4일엔 두 번째 작품 ‘초월자’
각설이 복장을 한 부산시립극단 단원들이 장구를 치며 춤추기 시작한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객석으로 날아오는 엿가락, ‘동백 시장’이라고 쓰인 현수막까지. 부산시립극단의 커튼콜에서 트로트 음악이 울려 퍼지는 이색적인 장면은 영락없는 시골 장터였고, 관객들은 끝까지 유쾌했던 무대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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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부산시립극단의 올해 첫 정기 공연 ‘오롯이 빛나는’ 공연 장면. 김지용 예술감독이 5년 째 진행하고 있는 ‘스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는 부산 신진 연극인의 창작 초연 작품 2편을 선보인다. 부산시립극단 제공 |
스타프로젝트란 이름에는 부산 연극계의 ‘스타’를 탄생시키겠다는 김 감독의 포부도 담겨있다. 특히 올해는 ‘부산 신진 연극인의 창작 초연’을 주제로 공모를 받아 ‘오롯이 빛나는(작·연출 차승호)’과 ‘초월자(작·연출 김민우)’를 선정하고 연출까지 일임했다. 시립극단의 정기공연을 신진에게 온전히 맡기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연극 팬들 사이에서 기존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와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뒤섞였던 이유다.
첫 공연의 주인공은 차승호 연출자의 창작극 ‘오롯이 빛나는’. 이 작품은 각설이 어머니 ‘디올이’와 틱장애를 앓고 있는 야구선수 아들 ‘우동기’의 장터 여행기를 그린 연극이다. 작품에는 연출자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물씬 묻어났다. 무대 위 인물이 관객에게 엿을 팔거나, 각설이끼리 네이버 밴드로 연락을 하는 등 재치 있는 상황에 단원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공연 내내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특히 주인공 모자가 상상 속에서 유럽을 여행하는 장면에 뜬금없이 바게트가 소품으로 나타나고 등장인물들이 다 함께 유럽 음악을 부르는 모습은 위트 넘치는 연출의 백미였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플롯도 명확해 대중성에 초점을 뒀다는 점이 강하게 느껴졌다.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강약 조절 없이 잦은 장면 전환과 암전은 몰입을 깼고, 후반부로 갈수록 급속도로 봉합되는 인물 간의 갈등도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멀다 보니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호응을 유도하거나 객석으로 뛰어드는 등 관객과 호흡하는 장면이 힘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존 시립극단의 모습과 차별화된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할 만했다.
시립극단의 스타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 ‘초월자’는 다음 달 4일 오후 7시30분, 5일 오후 5시 같은 공연장에서 열린다. 좀처럼 보기 힘든 ‘첩보 심리 드라마’ 장르의 작품으로, 늘 실패만 겪던 27살 무직 청년 동욱이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미치지 않고서야’ ‘우리가 사랑할 때’ ‘생존의 법칙’ 등을 내놓은 극단 팻브릿지 김민우 상임연출자가 극작과 연출을 맡는다.
김 감독은 “스타프로젝트를 통해 색다른 작품들을 시민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배우들 입장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배역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연기 수준을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스트린드베리, 릴케 등 주목받지 못했던 극작가의 작품으로 스타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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