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열기 위해 달아둔 문 아니던가

걸쇠나 자물쇠로 틀어막고 있는 동안

문설주 틈에 갇힌 채 긴 침묵 감내한 귀



꾹 다문 문을 향해 바람이 거세진다삐걱대는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듣다가 한 몸이 되어 제 울음 내뱉는 귀





이 시조에서 ‘문’은 단순한 사물이라기보다는 ‘자아의 통로’이면서 ‘관계의 장’입니다. 애초에 열기 위해 달아둔 문을 걸쇠나 자물쇠로 틀어막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틈에서 들려오는 삐걱대는 이야기에 강한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하다 보면 ‘문’을 닫아두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회로부터, 사람으로부터, 혹은 나의 내면으로부터 소통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재된 답답함이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 답답함을 오늘은 속울음으로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다시 자신을 재정립하여 조금 더 공감의 장을 확대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