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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아들 각본이 ‘그래비티’ 출발점…투닥거리며 함께 빚었죠”(종합)

BIFF 찾은 쿠아론 父子 감독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2026.10.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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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왼쪽) 감독과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8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BIFF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밤 ‘그래비티’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함께 참석해 공동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성효 선임기자
- 아들의 신작, 아빠가 제작자로
- 스페셜 토크서 밝힌 탄생 비화
- “아버지와 영화 취향 너무 닮아”

유명 감독과 각국 스타가 총출동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지난 6일)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할리우드 거장 알폰소 쿠아론이 아들 호나스 쿠아론과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은 순간이다.

호나스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감독 겸 작가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대표작인 ‘그래비티’(2013) 각본을 함께 집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BIFF에서 호나스는 신작 ‘가바초 챔피언’으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됐고, 알폰소는 이 작품의 제작자로 부산을 찾았다. 두 사람의 방문을 계기로 ‘그래비티’ 특별상영까지 마련되면서 부자의 작품이 나란히 BIFF 스크린에 걸리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알폰소 감독의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일 밤 10시 CGV 센텀시티점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한 스페셜 토크 ‘그래비티, 그 너머’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부자는 ‘그래비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작업하면서 겪은 일화 등을 들려줬다.

‘그래비티’의 출발은 호나스가 쓴 각본이었다. 알폰소는 “고립된 환경에서 두 인물이 겪는 일을 그린 이야기였는데, 대사보다 환경과 몸짓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그 설정에서 출발해 새롭게 쓴 작품이 ‘그래비티’였다”고 설명했다.
부자가 나란히 영화계에 몸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한 작품의 각본을 함께 쓰는 일은 흔치 않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호나스는 “아버지와 제가 워낙 취향이 비슷하다.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줄거리가 술술 써졌다”며 “다만 세세한 설정에 들어가면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맞느냐’를 놓고 투닥거리기도 했다”고 웃었다. 알폰소는 “아들의 각본에서 출발한 작품이니 처음부터 그냥 아들이 하자는 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히려 두 사람이 가장 어려운 과정으로 꼽은 것은 촬영이었다. 알폰소는 “우리가 원하는 그림은 머릿속에 있었지만 당시 기술로 이를 구현할 방법이 없었다”며 “촬영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5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핏줄은 속일 수 없는 듯 영화를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닮은 점이 엿보였다. 공통점은 ‘관객’이었다. 호나스는 “단순하고 명료한 이야기인데도 오래 기억에 남고 재미있는 영화들이 있지 않나. 관객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알폰소 역시 관객의 ‘체험’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비티’는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결국 관객의 시선이었다”며 “관객이 단순히 영화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하나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부산 방문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알폰소는 “BIFF를 통해 제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있을 텐데, 그들과 만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호나스 역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마련해준 영화제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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