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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중구난방이던 BIFF 굿즈, 브랜드로 키우니 품절 대란

‘오픈런’ 부르는 ‘핫템’으로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2026.10.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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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린 지난 12일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이 역대 영화제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공식 브랜드 ‘피트’ 출범 후 열풍
- 양조위 등 스타 패키지 상품부터
- 패션 브랜드 협업까지…MZ 저격
- 온·오프라인 유통망 다각화 모색

지난 6일 개막날 관객들이 야외광장 굿즈샵에서 상품을 구경하는 모습. 전민철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가 새벽부터 티켓을 구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길게 줄 선 관객일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BIFF 개막일에는 매표소가 아닌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대열이 기다리는 것은 영화 티켓도, 스타도 아니었다. 바로 ‘굿즈’다.

제31회 BIFF가 반환점을 지난 13일의 상황도 비슷했다.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의 굿즈숍 앞에는 이미 품절된 인기 상품이 아니더라도 혹시나 원하는 굿즈를 구할 수 있을까 하고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였다.

이제 BIFF의 굿즈는 영화제에 딸린 기념품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인기 콘텐츠가 됐다. 초창기 굿즈를 기억하는 BIFF 애호가들 사이에선 감개무량(?)할 정도의 큰 변화다. 당시의 굿즈는 ‘영화제에 다녀왔다’는 기억을 남기기 위한 물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BIFF는 ‘PIFF’로 불리던 1996년 제1회부터 기념 티셔츠와 배지 등을 판매했다. 한때는 공식 마스코트 ‘푸르비’를 선보이고 이를 활용한 상품도 제작했다. 다만 그때의 굿즈는 인력과 예산 문제로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기획하기보다 주로 외부 업체에 맡겼다. 업체가 바뀔 때마다 상품의 종류와 품질도 널뛰었다. 야심 차게 등장한 푸르비도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

제1~5회 BIFF에서 스태프로 일하고 제6~9회 사무국장을 지낸 영화의전당 이승진 영화본부장은 “상황에 따라 외부 업체에 전적으로 맡기기도 하고, 사무국에서 직접 기획하기도 하는 등 매년 제작 방식이 달랐다”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리는 해가 있는가 하면 창고에 재고가 가득 쌓이는 해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BIFF 굿즈는 어떻게 모두가 탐내는 ‘핫템’이 됐을까. 본격적인 변화는 2022년 제27회 영화제 당시 공식 굿즈 브랜드 ‘p!tt(피트)’를 출범시키면서 시작됐다. p!tt는 BIFF의 소문자 표기인 ‘biff’를 뒤집어 놓은 모습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p!tt는 중구난방이었던 기존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브랜드 아래 굿즈의 디자인과 품질, 방향성을 묶으려는 시도였다. 그 존재감을 알린 첫 상품은 제27회에 선보인 ‘양조위 패키지’(3만5000원)였다. 포스터와 엽서, 친필 메시지 등 영화제와 배우의 인연을 담아낸 상품은 개막일 오전에 모두 팔리며 ‘대박’을 쳤다. 이듬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패키지’(5만5000원), 2024년 ‘극장에서 패키지’(4만3000원 )까지 연이어 인기를 끌며 고정 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MZ세대 사이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 ‘아이앱(IAB) 스튜디오’와 협업 상품을 선보인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개막일 굿즈숍 오픈 2시간 전부터 긴 대기 행렬이 생기며 ‘오픈런’ 열풍이 불었다. 올해 내놓은 두 번째 협업 시리즈 역시 인기를 끌었다.

이제 BIFF 굿즈는 영화제의 독자적인 지식재산권(IP)으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BIFF는 올해 처음 굿즈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했다.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에 앞서 시제품을 공개하고 사전 주문을 받은 것. 적은 비용으로 상품을 시험해 보고 수요도 미리 가늠할 수 있었던 시도로, 배지 5종 세트와 키링, 팔찌 등을 묶은 ‘BIFF 아카이빙 컬렉션’을 내놨다. 결과는 일주일 만에 모금액이 목표액(1000만 원)을 훌쩍 넘어 4000만 원에 이르렀다. 영화제 현장을 찾지 않고 굿즈의 매력만으로 구매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유통 방법 다각화도 모색 중이다. 그동안 BIFF 굿즈는 영화제 기간 현장에서만 판매해 부산을 직접 찾지 않으면 사기 어려웠다. BIFF는 올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페스티버’와 협업해 스마트폰 케이스, 키링, 머그컵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BIFF 송서진 굿즈 팀장은 “과거 굿즈가 영화제를 기념하는 기념품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독자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굿즈만으로도 유의미한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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