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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생력 키울 계기로” “세계적 콘텐츠 누릴 기회 필요”

市 ‘퐁피두·라 스칼라’ 백지화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2026.10.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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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문화 분야 주요 현안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하고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동혁 기자
- 의견 엇갈려… 갈등 봉합 촉각
- 문화계 일각 숙의 실효성 지적

- 퐁피두 분관 환경 훼손·고비용
- 오텔로 공연 찬성론 높았지만
- 100억 넘는 초청비 등이 발목

부산시가 전재수 부산시장 취임 후 문화계의 뜨거운 화두였던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과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모두 백지화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는 대신 북항에 대형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8년 개관하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화계의 의견이 여전히 엇갈려 그간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시가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백지화한 데는 지난 3개월간 진행한 숙의 과정에서의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7월 전재수 부산시장 취임 이후 두 사업의 추진 여부를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며 관련 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은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 사업은 2031년까지 부산 남구 이기대에 ‘국제 아트센터’를 건립하고 여기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퐁피두센터의 분관을 유치한다는 것으로, 2022년 1월 시가 퐁피두센터에 분관 설립을 제안하면서 논의가 시작돼 2024년 9월 양측이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속도를 냈다. 하지만 건립비만 1000억 원 이상 들고, 해마다 운영비 120억 원 이상과 로열티 3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예술계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업무협약 체결 과정의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올라 지난 3월 시민단체가 공익·주민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며 사업이 멈췄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전경. 전민철 기자
반면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은 숙의 과정에서 찬성 여론(시민 여론 조사 찬성 75%, 문화협력위원회 심의 조건부 찬성 64%)이 높았으나 재원 조달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 사안은 내년 9월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작으로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오텔로’를 올리는 계획인데, 클래식부산 예술감독 정명훈 지휘자가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선임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지난 4월 부산시의회가 시와 라 스칼라의 업무협약 동의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초청 비용이 10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찬반이 뚜렷했던 사안인 만큼, 시의 이번 결정에도 여전히 문화예술계의 의견은 나뉘었다. 부산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 강진수 공동대표는 “이번 결정이 지역 문화예술의 자생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황종모 사무처장은 “이번 발표에서 다뤄지지 않은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사업도 시민 의견을 수렴해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오수연 회장은 “지역 문화예술이 발전하려면 세계적인 작품을 직접 보고 경험할 기회도 필요한데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부산음악협회 권성은 회장도 “부산 시민이 세계적인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숙의 과정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은 숙의 과정에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는데도 무산돼 3개월의 시간을 거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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