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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조] 곰 두 마리 /황인숙

부산시조시인협회 국제신문 공동기획
천성수 시조시인 | 2026.10.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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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그 한 마디 왜 그리 어려울까

말해야지 작정하고 다가선 남편 눈앞

입안을 뱅뱅 도는 말 끝내는 꾹 삼킨다

나는 왜 여우 같은 꼬리 하나 못 가졌나

입 무거운 곰이지만 그 또한 묵직한 곰

품 안에 감춰둔 이 말 짐작하고 있으려나






한평생 살아가야 할 부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라 가장 먼 사람이면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이런저런 것 다 드러내 놓고 살아왔기에 부끄러워할 것도 없는 사이지만 또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살다 보면 이래도 알고 저래도 아는 게 부부 사이인데 이 분은 왜 새삼스럽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 드는 것일까? 남편이 엄청난 보물처럼 느껴진 특별한 일이 있는 것일까? 사랑한다는 말을 속으로 삼키고 만다는 걸 보면 우습기도 하고 여우 꼬리 하나 구해다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미루어 보건대 남편은 아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아는 곰이 아닐까 싶다. 곰은 실제로는 아주 영리한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다. 부럽다. 저 집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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