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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안혜지 “슛 약점 연습으로 고쳐”…정규리그 우승 좌절 때 최고참 박혜진 눈물 펑펑

BNK 주전 5인방 우승 감격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2025.03.23 19:17
- 김소니아, 팬에 커피차 선물
- 사키 “우승 뒤 떠나게 돼 기뻐”
- 이소희 창단 후 6년간 팀 지켜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 것 같다.”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최고의 별이 된 부산 BNK 안혜지는 우승과 MVP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BNK는 안혜지-이소희-이이지마 사키-박혜진-김소니아로 구성된 ‘스몰라인업’으로 정상에 올랐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원팀의 힘을 보여준 주전 5명이 제각각 느낀 우승 감격도 남달랐다.
BNK 우승 주역인 이소희(왼쪽부터) 김소니아 박혜진 안혜지 이이지마 사키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WKBL 제공
■안혜지…별만 보고 달렸다

이번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다. 2월 10일 KB전에서 경기 막판 자유투 2개를 놓친 것이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걸림돌이 됐다. 그 후 스스로 그 장면을 언급하면서 자책하곤 했다. 생각을 바꿨다. 안혜지는 “정규리그는 1위를 해도 ‘별’을 안 준다고 해서, 별만 보고 달렸다”고 말했다. 그리곤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지독한 연습의 결과다. 안혜지는 그동안 3점슛에 자신이 없었다. 오픈 찬스가 나도 머뭇거렸다. 상대 팀은 ‘내버려두는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은 감독의 격려와 함께 스스로 엄청나게 슛 연습을 했다. 그 결과 챔프전 2, 3차전에서 결정적인 순간 3점슛으로 팀을 구했다. 안혜지는 “부산 출신인 내가 부산팀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고 우승과 MVP 소감을 표현했다.

■박혜진…펑펑 운 최고참 언니

BNK 최고참 ‘언니’ 박혜진이 펑펑 울었다. 박혜진은 지난 2월 14일 홈에서 삼성생명에 패해 정규리그 우승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라커 룸에서 펑펑 울었다.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이적 첫 해 주장으로 “언니만 믿고 따라와”라고 말하며 후배들에게 무서운 선배 역할을 했지만 정작 발목 부상으로 9경기에 결장했고, 단독 선두를 달리던 팀은 2위로 떨어졌다. 동생들에게 미안해 울었다.

마지막에 박혜진은 언니의 힘을 보여줬다. 챔프전 3차전 경기 종료 18.4초 전 BNK에 창단 첫 우승을 선물하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아울러 고향에 우승을 안겼다. 박혜진은 챔프전 우승 반지가 9개로 늘었지만 정작 자신은 정확하게 몇 개인지 모른다.

■김소니아…팬들 마음속 MVP
챔프전 투표로 뽑힌 공식 MVP는 안혜지, 박정은 감독 마음속 MVP는 박혜진이었다. 팬들 마음속 MVP를 꼽으라면 단연 김소니아다. 정규리그에서 박혜진, 이소희가 빠지자 김소니아가 남은 선수들을 끌고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3, 4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챔프전에서 김소니아의 플레이는 달라졌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6.5점, 9.5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챔프전에선 9.3점, 10.3리바운드로 팀을 위해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특히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팬들은 겉으론 드러나지 않았지만 팀을 위해 헌신한 김소니아를 단연 MVP로 꼽았다. 언제나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시한 김소니아는 3차전에 팬들에게 커피차를 쏘았다.

■이이자마 사키…사요나라 BNK&부산 팬

챔프전의 또 다른 우승 주역은 사키다. 장점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챔프전 2차전에서 15점 3리바운드 3도움, 3차전에서 14점으로 팀 내 최고 득점을 올렸다. 사키는 “개인적으로 첫 우승을 BNK의 첫 우승과 함께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키는 인기 스타다. 일본에서 팬들이 사키를 보려고 사직체육관으로 오고 부산 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다음 시즌 BNK 유니폼을 입은 사키 모습을 기약할 수 없다. 아시아 쿼터 도입 첫 시즌 ‘재계약 불가’ 규정 때문이다. 사키는 “플레이오프 5차전 때 BNK에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어 약간 슬펐지만 우승과 함께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소희…BNK와 함께 성장한 슈터

이소희는 BNK 창단과 함께 모든 것을 함께 한 선수다. 그런 까닭에 우승 확정 후 누구보다 열심히 펑펑 울었다. BNK와 자신의 지난 6년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안혜지 언니를 찾았다. 둘은 BNK 창단부터 팀을 지켰고 다른 선수들이 팀을 떠날 때도 둘은 끝까지 팀에 남았다. 그래서 서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같이 남자.” 이소희의 이번 시즌도 지옥과 천당이었다. 족저근막염으로 정규리그 12경기에 빠졌다. 벤치에서 힘겨워하는 팀을 보면서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복귀한 이소희는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알토란 같은 슛으로 팀을 지켜냈다. 팬들은 말한다. “이소희, 우릴 떠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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