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롯데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4연승을 거뒀다. 감보아는 김태형 감독 소망대로 ‘거인 1선발’로 거듭나는 중이다.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선발 감보아가 위기를 넘긴 뒤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일 감보아는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삼성 박병호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다. 후속 타자 류지혁에게 볼넷 출루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정현수에게 넘겼다. 감보아는 퀄리티 스타트 달성과 함께 4연승을 신고했다. 투구 수는 98개였다.

KBO 네 번째 승리가 특별한 이유는 상대가 삼성이기 때문. 지난달 27일 첫 데뷔전 상대가 삼성이었다. 감보아는 인사하듯 허리를 숙이는 특이한 투구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삼성 강민호는 3루를 밟은 뒤 공을 던지려 감보아가 허리를 숙이자 홈을 훔쳤다. 강민호가 이미 홈으로 내달렸지만 감보아는 알아차리지 못 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3루에 공을 던졌지만 1, 2루 주자 모두 2, 3루로 한 베이스씩 진루에 성공한 뒤였다.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선발 알렉 감보아가 호수비를 보여준 김민성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감보아는 일주일만에 미국에서부터 지켜오던 투구 자세를 바꿨다.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와 시속 30km 이상 차이가 나는 커브는 삼성 타자 타이밍을 흔들었다.

찰리 반즈 방출로 롯데에 자리를 잡은 감보아는 빠른 속도로 KBO와 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비록 첫 경기에서 패전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후 네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 뿐만 아니라 최소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감보아 덕분에 롯데는 마운드 불안이 빠르게 진정되는 중이다. 감보아는 롯데 선발진에 뚫린 가장 큰 구멍인 1선발 공백을 메우고 있다. 4~5선발 공백도 이민석이 채우며 마운드 불안은 물론 불펜 과부하도 덜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