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비 격인 130억 원만 챙겨

울산 HD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도 수준 차를 절감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울산 HD와 도르트문트의 경기 후 울산 골키퍼 조현우(왼쪽)는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나가고 있으며, 김영권(오른쪽)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굴에 물을 끼얹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울산은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 리그 F조 3차전에서 도르트문트(독일)에 0-1로 졌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 플루미넨시(브라질)에 2-4로 패한 울산은 최종전에서도 승점을 쌓지 못했다. 3패를 안은 울산은 출전비 격인 955만 달러(130억 원)를 제외한 추가 상금은 하나도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오르고 독일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한 도르트문트는 2승 1무를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마멜로디와 조별 리그 최종전을 0-0으로 비긴 플루미넨시(1승 2무)가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울산은 수비벽을 두껍게 쌓았지만 슈팅 수(3-28), 유효슈팅 수(3-9) 등 각종 경기 지표에서 드러나듯 도르트문트의 일방적인 공세에 고전했다.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쇼’가 없었다면 큰 점수 차로 무너질 뻔했다. 조현우의 선방이 나올 때마다 독일 취재진과 도르트문트 팬들의 탄식과 감탄이 뒤따랐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조현우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방 쇼를 펼쳐 독일전 2-0 승리를 이끈 골키퍼로 소개하면서 도르트문트전에서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고 평가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점을 올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계와 전력 차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했는데, 격차가 여전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울산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뿐만 아니라 F조에서 그나마 약체로 평가됐던 마멜로디전에서도 밀렸다. 공 점유율 30%-62%(8%는 경합), 슈팅 수 8-14 등 경기 지표만으로도 알 수 있다. K리그는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를 이번 대회에서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