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 빠진 후배들에 경험 전수
-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최선”

정규리그 막바지 위기가 롯데를 잇따라 덮쳤다. 타선 침체도 문제지만 주장 전준우의 부상 여파도 만만치 않다. 베테랑 리더십이 절실한 때 김민성이 나섰다.

주장 전준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베테랑 김민성이 팀과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준우는 이달 초 경기 중 왼쪽 허벅지를 다쳤다. 병원 진단 결과 치료와 재활을 거쳐 타석에 다시 들어서기까지 약 4주가 걸릴 전망이다. 구단에 따르면 전준우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부상 속에서도 전준우는 경기장을 지키려 애쓴다. 후반기 들어 타선 침체를 겪으며 팀이 연패를 경험한 만큼 경기장 바깥에서라도 주장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전준우는 잠실에서 열리는 LG와 3연전에도 선수단과 동행했다. 전준우는 선수들과 가벼운 운동을 함께하며 팀 분위기 수습에 힘을 쏟고 있다.

전준우 노력과 더불어 경기를 함께 뛰면서 리더십을 발휘할 베테랑이 롯데에 필요하다. 롯데 타선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최근 타선 침체가 길어지는 경향도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가 다양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베테랑이 구체적인 조언을 건네고, 젊은 선수들이 타석에서 고전할 때 경륜을 몸소 선보이면 팀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성이 고참으로 임시 주장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김민성도 주장의 부상 소식이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민성은 “캡틴은 올 시즌 내내 경기장 안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경기장 밖에서도 팀을 잘 이끌었다”며 “팀의 중심인 주장이 빨리 회복해 복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당혹감 속에서도 베테랑에게 주어진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후반기 시작 직후 타선 침체 경향이 보였지만 롯데는 시즌 최다 연승을 올렸다. 중위권 추격을 따돌린 롯데는 저력을 발휘해 리그 1, 2위 도약을 노렸다. 연이은 악재로 다시 중위권 팀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도 풀이 죽었다. 8년 만의 가을 야구 진출을 앞두고 사실상 올 시즌 최대 위기가 팀을 덮쳤다. 팀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정면 돌파를 해내야만 한다. 김민성은 “팀이 중요한 시기에 놓였다.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며 “더그아웃에서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고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감독이 임시 주장 역할을 해줄 선수로 김민성을 언급한 건 올 시즌 고참다움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 시즌 결정적인 순간 타석에 들어서 팀에 승리를 여러 차례 안겼다. 지난 18일까지 김민성은 이달에만 22타수 7안타 타율 0.318을 기록 중이다. 타수는 적어도 타율은 매달 조금씩 오르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롯데에 복귀한 김민성은 올해 78경기에 출전해 213타석을 소화했다. 작년(35경기 84타석)보다 배 이상 많다. 시즌 타율도 0.253으로 작년(0.200)보다 껑충 뛰었다.

방망이에 힘이 실리고 수비로 나서면 주저함이 없다.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다. 김민성이 열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건 어느 때보다 가을 야구를 향한 갈망이 큰 까닭이다. 그는 “롯데에 돌아오니 가을 야구에 진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무척 커졌다.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빨리 벗어나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