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등판 땐 가능성 보여야

거인의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에게서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벨라스케즈는 한국 무대, 포수와 호흡을 맞추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벨라스케즈가 가을 야구를 향한 롯데의 승부수가 될지도 확실치 않다.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기대와 달리 마운드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롯데의 고민이 크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19일 LG전에 벨라스케즈가 롯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3일 KBO 데뷔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두 번째 등판에서 존재감을 보여야만 했다. 벨라스케즈는 LG전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로 3실점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를 기록했지만 제구는 순조롭지 않았다. 앞서 한화 타자뿐만 아니라 LG 타자도 벨라스케즈를 상대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벨라스케즈는 가을 야구 문턱에 다다른 롯데의 야심 찬 승부수다. 가을 야구 진출과 그 너머를 바라보는 롯데는 시즌 10승을 올린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구단은 벨라스케즈가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38승을 올리는 등 경험이 풍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구단은 벨라스케즈가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를 희망했다. 나아가 감보아와 함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로 자리 잡아 가을 야구를 앞두고 롯데 약점으로 꼽힌 마운드의 안정을 꾀했다.

두 번째 무대에서도 벨라스케즈는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LG의 새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에게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벨라스케즈와 비슷한 시기 한국 무대에 데뷔한 톨허스트는 경기 초반부터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롯데 타선을 묶었다. 톨허스트 직구 구속은 150㎞를 훌쩍 넘었다. 만루 위기에 몰려도 침착했다. 낙폭이 큰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노련함도 선보였다.벨라스케즈는 감보아처럼 구속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에 가깝다. 문제는 LG전에서 던진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려 상대 타자는 변화구 대처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리그에서 불과 두 경기밖에 뛰지 않아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섣부르다. 롯데는 벨라스케즈가 한국 무대에 적응할 시간을 넉넉히 줄 수 없다. 정규리그는 27경기만 남겨 뒀다. 벨라스케즈 등판 기회는 많아야 6차례 안팎이다. 벨라스케즈는 여섯 경기가 아니라 당장 다음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적응이 늦어지면 거인 마운드는 다시 혼란을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