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4·은2·동10… 생활체육 저변↑
웹툰을 보다가 복싱에 흥미를 느껴 체육관을 찾았던 여중생이 무럭무럭 자라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복싱이 대중화돼 클럽이 여기저기 생겼다. 생활 체육인이 늘자 ‘부산 복싱’이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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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고부 플라이급 결승에서 부산의 김태현(오른쪽·성지복싱클럽)이 장시은(전남체고)에게 왼손 잽을 넣고 있다. 이원준 기자 |
김태현은 중학교 1학년 여름 웹툰을 보다가 호기심이 생겨 동네 복싱클럽을 찾았다. 천부적인 재능은 곧 드러났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태현은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전국체전을 포함해 다섯 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태현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부산에서 열린 체전에서 메달 색깔을 금색으로 바꿔 기쁘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전국체전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체중 감량을 꼽았다. 키가 커 체중이 잘 빠지지 않아 고생했기 때문이다. 결승 대진표를 보고 묘한 감정이 들었다. 김태현은 “마지막 경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쉽지도 않았다. 결승전 상대인 장시은과 한 번 붙은 적이 있었다. 상대도 그동안 실력을 키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방심할 수 없어 최선을 다해 주먹을 뻗었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보석 같은 재능을 지녔다. 김태현에게 복싱은 애증이다. 경기에서 순간순간 몰입하면 힘듦을 잊는다. 대신 대회를 준비하며 매일 훈련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김태현은 올해 고3이다. 연말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 태극마크를 다는 게 다음 목표다. 김태현은 “복싱은 해도 해도 어렵다. 경기에서 만나는 상대의 스타일은 매번 다르다. 결국 스스로 부지런히 갈고 닦는 수밖에 없다”며 “최종 목표는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성지복싱클럽 박명우 관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성지복싱클럽 소속 선수 다섯 명이 전국체전에 나섰다. 그 가운데 네 명이 메달(금1·동3)을 땄다. 박명우 관장은 “김태현은 내가 처음으로 들인 여자 제자다. 운동 DNA가 뛰어나 지도가 즐거웠다.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며 익힌 걸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김)태현이가 스스로의 색깔을 찾고 분명하게 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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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일반부 슈퍼헤비급 김형규(부산시체육회)는 결승전을 앞두고 상대가 기권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부산 복싱은 금 4·은 2·동 10개(시범종목 포함)로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부산이 복싱에서 전국체전 정상에 오른 것은 1963년 부산직할시 승격 이후 처음이다.
부산복싱협회는 올해 선전의 배경으로 생활 체육 저변 확대를 꼽았다. 부산복싱협회 조정현 부회장은 “5년 전부터 복싱 인기가 되살아났다. 이제 집 근처에서 복싱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복싱을 즐기는 인구가 늘었고 다양해졌다”며 “청소년 중에서 재능이 보이면 선수로 발굴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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