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은 임진왜란(1592년) 발발 433년이 되는 날이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이해하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부산에는 임진왜란 때 장렬히 순절한 호국 선열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송공단(宋公壇) 정공단(鄭公壇) 윤공단(尹公壇)이 있다.

필자가 부산 사하구 다대동 윤공단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송공단은 동래부사 송상현이 순절한 정원루가 있던 자리(현 동래시장 인근)에 설치됐다. 송 부사는 임진왜란 초기 고니시 유키나가의 부대에 맞서 성을 지키다 전사했다. 그는 성문을 열어달라는 적장에게 전사이가도난(戰死易假道難’·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이라는 뜻의 글을 나무판자에 적어 던졌다. 송 부사의 죽음을 초월한 결연한 의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정공단은 부산첨사 정발과 순절한 군민들의 충정을 기린 제단이다. 부산진성 전투는 임진왜란의 첫 전투다. 매년 음력 4월 14일 ‘정발 장군 추모 제전’이 동구 좌천동 정공단 근처에서 열린다. 부산진성을 함락시킨 왜군은 그 날 바로 동래읍성과 다대진성을 공격했다. 다대첨사 윤흥신은 결사적으로 항전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전사했다. 군관민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한 제단이 윤공단이다. 세 분의 비가 충렬사(동래구 충렬대로 347)에 모셔져 있다. 순직한 날이 정발 장군 4월 14일 송상현 부사, 윤흥신 장군 4월 15일로 거의 같아서 충렬사에서 일 년에 두 번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왜적과 맞선 세 분의 동상은 ▷정발 장군 초량 ▷윤흥신 장군 고관입구 ▷충렬공 송상현 양정에 있다. 1592년 조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선열들의 고귀한 순절을 기억해야할 것 같다. 5월의 신록처럼 짙푸르게 다가오는 애국심에 두 손을 모은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