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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아이에겐 정답보다 생각할 시간 필요

박귀엽 시민기자의 오늘의 육아 <4>
박귀엽 부산검찰어린이집 원장 | 2026.09.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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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기다리지 않는다. 책을 찾거나 선생님에게 묻기보다 AI에게 질문하고 몇 초 만에 답을 얻는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한가지 생각할 것이 있다. 답을 빨리 얻는 것, 그것이 곧 잘 배우는 것일까?

우리의 어린 시절은 달랐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책장을 넘기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물어 봤다. 때로는 여러 책을 찾아보며 며칠씩 답을 기다렸다. 느리고 불편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정보를 찾고, 서로 다른 내용을 비교하고, 무엇이 맞는지 판단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렀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공부였다.

AI는 이러한 과정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줄여준다. ‘궁금하다 → 질문한다 → 답을 얻는다’ 이제는 몇 초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교육에서 우리가 더 중요하게 살펴야 할 것은 ‘답을 얻는 속도’가 아니라 ‘답을 얻기 전과 얻은 후에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는가’ 일 것이다. AI가 알려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진다면 아이는 점점 질문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도 있다. 반대로 AI의 답을 출발점으로 삼아 다시 질문하고, 의심하고, 비교한다면 AI는 아이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AI 시대의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말은 “AI에게 물어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정말 그럴까?”, “다른 생각은 없을까?”, “왜 그렇게 생각했어?” AI가 답을 알려준 뒤에도 아이의 생각을 다시 묻는 것이다. 때로는 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다. 함께 궁금해하고, 관찰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다. 어떤 궁금증이 생겼을 때 바로 답을 주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아이의 생각까지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답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교육은 아이에게 답을 주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지켜주는 일이 돼야 한다. 아이의 질문에 서둘러 답하기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되묻는 것, 어쩌면 그것이 AI 시대에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육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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