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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자태’ 각기 다른 18홀…치는 샷마다 그림

日 후지클래식CC 골프여행
일본 시즈오카=글·사진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2026.04.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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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클래식CC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초원형 골프장으로, 18홀 모든 곳에서 산의 웅장한 자태를 볼 수 있다.
- 압도적인 풍광에 평이한 코스
- 골린이부터 고수까지 재미 만끽
- 그린 뒤 장관은 라운딩 ‘훼방꾼’
- 아일랜드 구조 17번 홀 시그니처
- 시즈오카 녹차 한 모금 여유도

후지클래식CC의 처음도, 끝도 만년설을 간직한 후지산이다.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다.

해발 1200m 고원에 위치한 후지클래식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초원형 골프장이다. 일본 골프장 중에서도 후지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압도적인 ‘후지산 조망’으로 유명하다. 라운드 중에도 플레이보다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18홀 하나하나가 매혹적인 풍경을 드러낸다. 하지만 실제로 후지산의 웅장한 자태를 온전히 마주하는 날은 드물다고 한다. 구름에 가려 하루 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도 많다.

후지클래식은 일본의 유명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을 테마로 미국의 코스 설계가 데스먼드 뮤어헤드가 디자인했다. 후지산 지형을 최대로 살려 산자락에 18홀 코스를 그대로 얹어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주변 풍광과 코스가 태초부터 하나였던 것 같은 일체감을 주는 이유다. 자연과의 조화감 속에서도 18개 홀은 각기 고유한 개성을 그려낸다. 티박스에 서면 후지산은 홀마다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홀마다 형태와 라인, 벙커가 다르게 조성돼 있어 세심하게 디자인됐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코스의 기본적인 완성도는 뛰어나다. 고원지대 특유의 단단한 페어웨이 컨디션, 균일한 그린 스피드, 부담스럽지 않은 러프가 조화를 이뤄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숲이 빽빽한 국내의 산악형 코스와 달리 링크스 코스 형태로 설계돼 시야가 탁 트인다. 티샷 때 OB(Out of Bounds)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줄어든다.

후지클래식은 길고 극단적인 난도를 가진 일본 골프장의 전통적인 코스와는 달리 평이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골퍼들은 풍경을 여유 있게 즐기면서 라운드 하기 좋은 코스라고 평가한다. 황홀한 풍경에 빠져 있는 데다 코스마저 어렵지 않아 플레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으니 장갑을 벗을 때까지 집중력을 놓지 말자.

후지클래식의 시그니처홀은 단연 17번 홀(파3)이다. 모든 코스가 해발 3677m의 후지산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에 남성적인 느낌이 들지만 17번 홀만은 유일하게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티박스가 높고 그린이 한 단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아일랜드 홀 구조다. 호쿠사이의 걸작 ‘가나가와의 큰 파도’를 모티브로 만든 홀로 유명하다. 바람이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볼 궤적이 크게 흔들리는 만큼 클럽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린 앞뒤로 배치된 긴 벙커와 그린을 감싼 워터 해저드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아일랜드 그린과 주변을 감싼 고요한 연못, 그린 뒤로 펼쳐지는 후지산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한다.

후지클래식은 라운드하는 골퍼 모두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 클럽하우스 입구와 코스 중간에 설치된 작은 휴게실(그늘집)에는 물 녹차 커피 이온음료(캔이나 페트병)를 비치해 골퍼들이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한다. 날씨가 쌀쌀하면 따뜻한 음료를,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료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카트에 앉아 후지산을 바라보며 시즈오카의 명물인 녹차 한 모금을 마시면 평온함이 온몸을 적신다. 클럽하우스 내 식사도 가격과 퀄리티면에서 흠잡을 데 없다. 돈가스 메뉴에 나오는 밥은 후지산 모양으로 쌓아 올려 눈길을 끈다. 라운드하는 골퍼에게는 1인 1메뉴에 한해 정가에서 5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식사가 제공된다. 우동 세트와 파스타 같은 일부 메뉴는 할인 혜택을 적용받아 무료다.
# 혼슈 중부 소도시 시즈오카

- 녹차·와사비 산지, 검은 어묵도 명물

시즈오카(靜岡). ‘고요한 언덕’이라는 명칭처럼 자연과 전통이 잔잔하게 녹아든 일본 혼슈 중부의 소도시다. 일본 최고의 녹차 산지로, 차 따기와 녹차 시음, 다도 체험을 통해 녹차와 연관된 일본 특유의 전통문화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시즈오카는 일본 녹차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일본 최대 녹차 산지다. 130여 년 전 메이지 유신으로 직업을 잃은 사무라이들이 고원지대로 몰려들어 차밭을 일구기 시작하면서부터 유서 깊은 녹차의 고장이 됐다. 그래서 시즈오카의 어느 곳에서든 계단식 녹차밭을 쉽게 볼 수 있다.

차 재배에 적합한 따뜻한 햇볕과 스루가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후지산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린 맑고 깨끗한 물이 깊고 그윽한 맛을 빚어내 다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최고의 맛과 향을 자랑한다. 녹차 관광의 백미는 차 박물관인 오차노사토(お茶の鄕·차의 고향)에 마련된 고보리엔슈의 다실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일본 다도를 정립한 센노리큐의 전통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곳으로, 센노리큐의 제자 고보리엔슈가 직접 설계한 정원과 다실이 있다.

등푸른생선으로 만든 검은 오뎅(어묵). 시즈오카의 명물이다.
오뎅(어묵)은 후지산과 녹차 못지않은 시즈오카의 명물이다. 시내에 있는 오뎅거리에는 20개 정도의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검은 오뎅인 쿠로 한펜이다. 정어리나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을 내장만 제거한 뒤 통으로 갈아 반죽하기 때문에 오뎅의 색이 검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탄력이 느껴지는 보통의 오뎅보다 훨씬 부드럽고 등푸른생선 특유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한국의 어묵보다는 향이 강하다. 사케 한 잔을 곁들이면 비린내가 말끔히 사라진다. 구로 한펜은 튀겨 먹는 맛도 일품이다. 튀겼을 땐 크로켓과 비슷한 맛이 난다.

시즈오카는 일본 내 와사비(고추냉이) 생산량의 60%를 담당한다. 와사비는 깨끗한 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후지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과 낮은 수온 덕에 품질이 좋은 와사비를 생산할 수 있다. 맑은 물이 계속 흘러내리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경사가 심한 계단식 밭에서 와사비를 재배하는 점이 특징이다. 시즈오카 와사비는 선물용이나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좋다. 생 와사비부터 와사비 후리카케 소금 김 과자 장아찌 드레싱 초콜릿 등 종류가 다양하다.

※취재 협조: 와이투어앤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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