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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스포츠, 야구 직관은 도파민 터지는 여행!

박혜원 기자 phw000713@kookje.co.kr | 2026.06.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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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정규 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보러 온 야구팬들이 짝짝이 와 유니폼 등 응원 도구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사직야구장에 도착하면 건물 입구에서 한 장, 관중석에서 한 장, 전광판이 보이게 또 한 장. 야구 경기 관람은 ‘야구장 직관’ 인증샷을 찍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다음 각종 굿즈를 파는 샵에 들러 신상품 구경하고, 사직야구장 맛집 박수식당의 한우육회김밥도 사야 하고…. 물론 이 모든 과정도 인증샷은 필수죠. 경기 시작 전에 할 일이 더 많다니까요.”

지난달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2026 신한 SOL KBO 정규시즌 경기 날. 사직야구장 앞은 경기 시작 전부터 각종 야구 액세서리로 꾸민 여성 팬들이 북적였다. 그곳에서 만난 하지민(20·울산시) 씨는 야구장에 오는 날이면 인증샷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보는 것도 좋지만 야구장이 하나의 놀이터처럼 즐길 거리가 풍성해 더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은 1231만 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깨고 1300만 명이 야구장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야말로 프로야구 전성시대다. 프로야구 흥행의 일등 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2030 여성 팬이다. 젊은 여성 팬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프로야구 흥행에 힘이 실렸고, 각 구단도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해 야구장은 관람 공간을 넘어 즐기고 인증하는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 프로야구 흥행 중심에 2030 여성이 있다

프로야구 관중은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2024시즌 1088만 명에서 지난해 1231만 명, 올해는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흥행의 중심에는 2030 여성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시즌 진행한 ‘2025 KBO 팬 성향 조사’에 따르면, 4000명의 응답자(KBO리그 생중계 또는 하이라이트를 1회 이상 시청한 만 15세 이상 남녀) 중 49.7%가 전년보다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그중 여성 응답자가 절반 이상(53.5%)을 차지했다. KBO 측은 “여성 팬들이 야구 관련 짤·밈·숏폼, 야구 관련 예능, 야구 관련 콜라보 굿즈 등 진입 장벽이 낮은 콘텐츠를 통해 야구와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레 경기 관람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는 어떨까.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사직야구장 티켓 예매자들의 나이대별 성비는 40대 이상은 남성이 많았으나 20·30대는 여성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티켓 구매자를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가장 많았고(20.8%), 30대 여성이 16%로 뒤를 이었다. 올 시즌에도 20대 여성이 20%, 30대 여성이 15%로 티켓 예매 비율 1, 2위를 차지했다. 롯데 관계자는 “굿즈 소비나 티켓 예매에 여성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에 맞춰 다소 부족했던 여성 사이즈의 의류나 취향을 반영한 굿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직관에 인증은 필수! 달라진 관람 문화
야구팬이 사직야구장 2층에 마련된 포토 카드 기계에서 여러 장의 카드를 뽑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그렇다면 2030 여성들이 왜 야구장을 찾을까. 취재진은 사직야구장에서 만난 이들에게서 힌트를 찾아봤다. 응답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경기도 중요하지만 함께 응원하며 즐기는 분위기”와 “놀이터처럼 흥미를 끄는 다양한 시설”을 꼽았다. “SNS에 올릴 야구장 직관 사진”도 포함됐다.

특히 이들은 SNS에 올리는 ‘인증샷’을 야구장을 찾는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실제 사직야구장 곳곳에는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이즘 부스와 키링 뱃지 등을 뽑을 수 있는 랜덤 가챠 매장, 선수들의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포토카드 기계 등이 마련되어 있다. 경기 전부터 이런 시설을 활용해 인증샷을 찍으며 즐기는 ‘놀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최영주(25·부산 부산진구) 씨는 “포토카드는 디자인도 자주 바뀌고 무작위로 선수 사진이 뽑혀 원하는 이가 나올 때까지 사게 된다”며 “포토이즘 부스는 선수와 같이 사진을 찍는 것처럼 설정된 것이 재밌어 야구장에 올 때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사직야구장을 찾은 최수인(29·울산시) 씨는 어렸을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으로 포토이즘과 가챠샵 등의 시설이 생긴 것을 꼽았다. 그는 “옛날에는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는데 이런 시설이 생겨서 더 흥미롭다”며 “주말엔 항상 사람이 많아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은 평일 경기에 오면 이 시설을 꼭 찾는 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여성 팬 겨냥한 굿즈·식음료 속속 개발…사직구장 안으로 들어온 부산맛집들

경기전 사직야구장 야외 1층에 마련된 롯데 자이언츠샵에서 많은 관람객 이 굿즈를 구경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이처럼 야구장을 찾는 젊은 세대, 특히 여성의 발길이 늘면서 구단들은 이들을 겨냥한 굿즈 개발과 편의시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구단들은 포켓몬스터 산리오 망곰이 등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굿즈를 내놓는가 하면, 구단의 정체성을 담은 마스코트 물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롯데는 구단의 대표 캐릭터 ‘누리’를 본떠 짝짝이, 인형 키링, 머리띠, 가방 등을 제작해 호응을 얻는 중이다. 팬들 사이에선 누리 짝짝이를 칭하는 ‘누짝이’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고, 인형 키링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힐 수 있게 해 주목받았다. 갈매기 수달 문어 등의 옷을 입은 누리가 무작위로 나오는 바다누리랜덤 뽑기는 판매를 시작한 날 팬들이 몰려 긴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정과인(21·경남 양산시) 씨는 “이전에는 굿즈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는데 요즘 신상이 계속 나와 야구장에 올 때마다 매장에 들르게 된다”며 “야구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성 팬들의 또 다른 관심사인 야구장 식음료도 업그레이드됐다. 먹거리가 야구장의 또 다른 흥행 요인이기 때문이다. ‘야푸(야구 푸드의 줄임말)’로 불리는 야구장 음식은 서울 잠실야구장의 ‘통밥(김치말이국수)’, 수원 KT위즈파크의 ‘진미통닭’,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농심가락(떡볶이 열무국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리얼키친더홍(자몽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 시즌 사직야구장에는 ‘부산 맛집’으로 잘 알려진 박수식당과 송헌집이 입점해 인기몰이 중이다. 박수식당의 ‘한우 육회 김밥’과 송헌집의 ‘숯불 소시지’는 야구장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로 꼽힌다. 또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QR과 앱 오더를 도입해 알림이 오면 음식을 받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야구장에 올 때마다 매장 음식을 꼭 사 먹는다는 김세이(21·부산 남구) 씨는 “야구장에 갈 때면 전날부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정해 온다”며 “오늘 먹은 박수식당의 육회 김밥이 너무 맛있다”고 엄지를 들어 올렸다.

롯데 마케팅팀 관계자는 “최근 구단이 2030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여성 팬들은 특히 MD 상품에 관심이 많다”며 “지난 5일 판매를 시작한 파워퍼프걸 콜라보 상품도 여성 팬들의 큰 관심 속에 긴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30’과 ‘여성’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올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이 부분을 더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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