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산 BNK가 부산 연고 프로구단 중 처음으로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 축포를 쏘았다. 그동안 4대 프로 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에서 단 한 번도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적이 없었다. BNK가 부산 팬들의 자존심을 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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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선수들이 지난 20일 사직체육관에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박정은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
우승과 함께 기록이 쏟아졌다. BNK 박정은 감독은 여성 사령탑 최초 우승, 선수·감독 모두 우승을 경험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또 BNK는 직전 시즌 꼴찌에서 반란을 일으켜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세 번째 팀이 됐다.
부산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홈인 사직체육관에서 영국 밴드 퀸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을 듣고 우승 감독 헹가래를 직접 관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챔프전 정상에 오른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우승을 확정한 곳은 수원kt아레나였다. 앞서 부산 기아(현 울산 현대모비스)가 프로 원년인 1997시즌 정상에 올랐지만 우승의 기쁨을 누린 곳은 서울의 올림픽 제2체육관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984년, 1992년 딱 두 번 우승을 결정한 곳도 부산이 아닌 서울 잠실구장이었다. 프로축구는 대우 로얄즈 시절 1984·1987·1991·1997년 정상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이 없어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나마 1984년 전·후기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는데, 경기 장소가 모두 서울 동대문운동장이었다.
BNK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부산으로 온나∼’라고 쓴 출사표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박 감독은 약속을 지켰고, BNK는 부산 팬들의 자존심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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