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난장] 부산·경남 행정통합 청사진 논평
‘경제수도’ 비전, 도식적인 슬로건…통합정부 권한 자치권 확대에 그쳐특별시 체제, 광역시·도 해체 전제…시·군 통합 작업도 수반돼야 가동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위한 청사진인 ‘부산·경남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이 발표되고 통합 실행을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행정통합에 거는 기대효과는 크게 행정비용 절감, 중복투자 축소, 규모의 경제 등 행정효율성 제고와 생활권과 행정권의 일치를 통해 주민생활의 편의성 증대 등을 제시할 수 있지만, 특히 인구감소,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한 부산과 경남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 활성화에 거는 희망은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행정통합의 여정이 마냥 장밋빛 미래로 이어지기에는 예상되는 난제와 장애요인이 무수하다. 발표된 기본구상안은 어디까지나 초안에 불과해 앞으로 더욱 다듬어지고 보다 구체화 되겠지만, 몇 가지 점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사안이나 우려되는 점들을 지나칠 수 없다.
우선,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두 시·도는 행정통합을 통해 분권형 광역지방정부의 위상을 확립해 ‘경제수도’ 육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수도? 누가 뭐래도 현실적으로도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서울 및 수도권이 우리나라 정치수도이자 경제수도임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부산과 경남이 지향하는 미래 비전이 경제수도라는 건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경제수도를 채울 내용마저 미흡하고 추상적인데다 ‘행정통합=경제수도’란 설정은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배제된 도식적인 정치적 슬로건이 아닌가 싶다. 부산시정의 슬로건이었던 해양수도, 울산이나 창원 등에서 내거는 산업수도(산업중심지) 중 두 ‘수도’ 기능을 포괄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든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비전부터 그 지향성이 불분명하거나 추상적이라면 지역 주민의 신뢰와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부산·경남 통합정부의 권능(권한) 부분은 기존 자치권 확대 요구 내용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통합정부 차원의 자치행정·입법권, 자치재정·조세권 등 이외에 경제·산업육성권에 있어 현재 지방시대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특구 정책 특례 이외의 차별적 ‘특혜’가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사무와 재정을 통합정부로 완전 이관해 달라는 요구는 숙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찰청 중소벤처기업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정부 각 부처의 지역적 이해관계가 걸린 기관이므로 전국적 사무를 다루는 정부 부처 사업을 부산·경남만 예외로 할 경우 심각한 중앙정부의 기능 불균형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구·경북 행정통합 과정에서 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수도에 준하는 위상과 지위, 권한을 요구한다면 이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셋째, 기본구상안은 통합 모델안으로서 2계층제를 ‘기본모델’로 3계층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2계층제는 통합 대구·경북특별시의 안과 유사하다. 기존 광역시·도를 해체하고, 특별시(특별도) 체제를 구성하면서 부산시 내 자치구와 경남도 내 시·군 간 사무 기능의 권한 배분과 조정 기능은 그대로 둔다는 안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상황이 아니다. 경남도 내 시·군과 부산시의 자치구는 수행사무, 계층구조, 세수 및 재정체계 등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통합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기가 상당한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이 많은 경남도와 대도시행정 위주인 부산시는 권한과 기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합했을 때, 통합 광역지방정부의 기능과 권한에서 문제점이 적지 않게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광역지방정부 간 통합은 단순한 지자체 간 통합이라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특히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서부 경남 등 낙후·소외 지역에 대한 특혜와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이 사안은 이전 부울경 특별연합이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했었다. 통합 지방정부 구성에 있어 지역 내 시·군 통합도 후속적으로 수반될텐데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한편, 3계층제는 부산경남준주(準州)로 통합해 기존 광역시·도를 두고 상위계층(상급단체)을 하나 더 두는 안이다. 이 안은 이전에 시도된 부울경특별연합이라는 특별지자체안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은 상위계층인 준주를 주민직선으로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을 구성하고, 부산시와 경남도도 역시 현행처럼 주민직선으로 할 경우 자치단체 간 기능 갈등 현상으로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일반 사무 전체를 다루는 상위단체가 될지 특정사업이나 사무만을 다루는 한정된 자치단체를 둘 것인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행정통합을 향한 과제와 고민이 당나라 시인 이백이 읊은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시 구절처럼 하늘을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렵기만 하다.
우선,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두 시·도는 행정통합을 통해 분권형 광역지방정부의 위상을 확립해 ‘경제수도’ 육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수도? 누가 뭐래도 현실적으로도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서울 및 수도권이 우리나라 정치수도이자 경제수도임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부산과 경남이 지향하는 미래 비전이 경제수도라는 건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경제수도를 채울 내용마저 미흡하고 추상적인데다 ‘행정통합=경제수도’란 설정은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배제된 도식적인 정치적 슬로건이 아닌가 싶다. 부산시정의 슬로건이었던 해양수도, 울산이나 창원 등에서 내거는 산업수도(산업중심지) 중 두 ‘수도’ 기능을 포괄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든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비전부터 그 지향성이 불분명하거나 추상적이라면 지역 주민의 신뢰와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부산·경남 통합정부의 권능(권한) 부분은 기존 자치권 확대 요구 내용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통합정부 차원의 자치행정·입법권, 자치재정·조세권 등 이외에 경제·산업육성권에 있어 현재 지방시대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특구 정책 특례 이외의 차별적 ‘특혜’가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사무와 재정을 통합정부로 완전 이관해 달라는 요구는 숙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찰청 중소벤처기업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정부 각 부처의 지역적 이해관계가 걸린 기관이므로 전국적 사무를 다루는 정부 부처 사업을 부산·경남만 예외로 할 경우 심각한 중앙정부의 기능 불균형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구·경북 행정통합 과정에서 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수도에 준하는 위상과 지위, 권한을 요구한다면 이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셋째, 기본구상안은 통합 모델안으로서 2계층제를 ‘기본모델’로 3계층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2계층제는 통합 대구·경북특별시의 안과 유사하다. 기존 광역시·도를 해체하고, 특별시(특별도) 체제를 구성하면서 부산시 내 자치구와 경남도 내 시·군 간 사무 기능의 권한 배분과 조정 기능은 그대로 둔다는 안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상황이 아니다. 경남도 내 시·군과 부산시의 자치구는 수행사무, 계층구조, 세수 및 재정체계 등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통합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기가 상당한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이 많은 경남도와 대도시행정 위주인 부산시는 권한과 기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합했을 때, 통합 광역지방정부의 기능과 권한에서 문제점이 적지 않게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광역지방정부 간 통합은 단순한 지자체 간 통합이라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특히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서부 경남 등 낙후·소외 지역에 대한 특혜와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이 사안은 이전 부울경 특별연합이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했었다. 통합 지방정부 구성에 있어 지역 내 시·군 통합도 후속적으로 수반될텐데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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