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 노력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우리는 “99%의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노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최근 뇌과학자 정재승은 이 명언의 원래 취지는 “어떤 일을 수행할 때 1% 영감이 필수”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1% 영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공약을 두고 일부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행정수도 완성을 가로막고 국가 행정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는 논리다. 정작 이들이 해양강국 건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해수부 폐지에 반대했는지, 해수부 부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의문이다. 반대를 하려고 했으면 대통령 선거 이전에 했어야 한다.

수도권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사례를 보면 핵심 해양 공공기관들은 부산으로 이전해도 전국적인 업무, 국제적인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장애는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인문사회 분야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해양수산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한다.

오히려 국제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산이 최적지다. 외국 전문가들은 서울이나 세종보다는 부산에서 국제 행사가 진행되기를 원하고 큰 만족도를 느낀다. 업무가 끝난 후에는 가까운 해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외국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해양수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도시 부산의 위상은 남다르다.세종에서 부산으로 해수부 청사를 이전하면 관계 부처 협의에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업무 협의가 가장 많은 곳은 바로 기획재정부다. 세종에 해수부 청사가 있어서 예산 확보에 얼마나 큰 시너지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기획재정부도 새 정부에서 재편될 예정이다. 대통령실과 행정부처, 공공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화상회의를 활용해 이를 이겨내고, 전자정부를 구현하면 불편을 극복할 수 있다.

세종시는 해양과 격리된 곳이어서 행정가들이 해양·수산으로부터 멀어진다는 단점이 크다. 행정가들이 행정을 기획할 때 1%의 영감은 필수적이다. 영감(inspiration)이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얻게 되는 것이다. 해양수산 행정을 기획하는 공무원들이 육지 위주의 좁은 한반도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태평양항로, 북극항로, 유럽항로, 남해, 서해, 동해로 이어지는 부산에서 해양수산 행정의 진정한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

정옥재 서울경제부 차장